“안전은 다른 것과 타협할 수 없는 절대가치입니다.”
“안정은 행복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키워드입니다.”
[국토매일-박찬호 기자] 사단법인 한국건설안전학회가 공식 출범해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건설안전학회는 2월 23일 서울 강남 건설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창립기념식을 개최했다.
안홍섭 회장은 인사말에서 “개인적으로 30여년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안전은 다른 것과 타협할 수 없는 절대가치라는 점”이라며 “또한 안전이 기업이나 조직이 효율성을 높이고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필수요소라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이어 “학회가 빠른 시간 내에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주경야독으로 노력 하겠다”면서 “올해는 건설 산업이 환골탈태해 본연의 가치를 빛내는 원년이 될 것이다”며 “건설인 모두가 안전을 통하여 행복했으면”하는 소신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안전학회는 건설사 및 전문건설업체와 공공기관의 안전 전문가, 재해예방전문가 등 15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산업안전보건교육원 원장, 군산대 건축해양건설융합공학부 교수 등 건설안전에 몸담아 왔던 지난 30여 년간 대한민국이 불안전한 근본적인 원인을 연구해 온 안홍섭 교수.
이제 학회를 통해 대한민국 안전을 위한 대안과 해답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초대 학회장에 안홍섭(62)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취임했다. 안홍섭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건설안전의 문제와 대책, 향후 학회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해
“삼풍백화점에서부터 최근 평택 국제대교까지 붕괴사고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는 늘 사고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건설업계 차원에서 안전을 위한 종합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건설 분야에도 이젠 ‘시공’보단 ‘안전’이 핵심가치로 떠올랐습니다. 각종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객관적 입장에서 총체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비영리 전문가 집단이 필요해졌고, 한국건설안전학회의 창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건설안전을 중점으로 다룬 학회는 없었습니다. 이젠 건설안전 분야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 합니다.”
현재 국내 건설 분야가 안고 있는 5대 불공정 관행에 대해
“안전 무시 증, 발주처 갑 질, 시공사 담합, 짝 퉁 기자재, 비자금조성 등이 건설안전을 해치는 5대악이 문제입니다. 설계 당시부터 안전을 바로세우면 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건설 산업에 대해
“진정한 건설 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현장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건설 산업’이 돼야 합니다. 우리 건설 산업은 70여 년 동안 양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으나, 사고로 인한 손실은 크게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건설안전학회는 안전 전문가가 주도하는 학회입니다. 안전과 보건, 환경 품질이 통합된 서비스로 안전한 한국 건설 산업 구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공공기관 발주자의 책임강화를 선제조건은
“발주자가 적정공기와 원가를 제공하지 않으면 시공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죠. 참여해도 저가입찰로 부실시공의 우려가 큽니다. 근로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되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젊은 인력들은 건설현장을 기피하게 되죠. 이런 현장에서 ‘안전과 품질’이 담보될 수 있을까요. 구조적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때문에 이 모든 연결고리의 정점이 있는 발주자에게 적정 예산을 제공, 발주자가 프로젝트에 대한 적정공기와 원가를 제시할 수 있게끔 건설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안 회장의 지론입니다. 발주처의 의식전환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안은
“현재 발주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관련법 개정이 추진 중에 있습니다. 공공 분야에서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면 민간에도 이러한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위해 학회가 앞장서서 정부의 정책을 보완하고, 민간에서의 건설안전문화 조성에 힘쓸 것입니다. 건설근로자가 행복하고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 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안은 발주자의 안전책무를 강화하는 것으로 이와 관련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향후 이 개정안의 원리와 원칙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전문가·실무자 간의 심층적인 논의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2018년 계획에 대해 안 회장은
“2018년 건설안전이 다시 태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그동안 우리의 건설 산업은 국가 인프라 건설이라는 중대한 역할을 해오면서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하였으나, 질적인 성장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매년 1000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수와 7조원 규모의 재해 손실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근로환경, 수급인과 기술자 처벌 위주의 안전제도, 젊은 인력의 진입 기피 및 기능 인력의 고령화, 미숙련 외국인 근로자 증가 등 위험환경은 가중되고 있어 근본적인 치유가 절실한 때입니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건설 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먼저 종사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건설 산업이 되어야 합니다. 대형 참사의 근원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탐욕과 관행이 있었다. 안전은 안전 그 자체로서 절대가치이면서 건설 산업의 부조리를 해소하여 정의로운 산업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건설 산업의 안전 확보에는 산업차원의 안전역량을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제도 개선과 더불어 건설기술자와 기능 인력의 안전역량 형성과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안전전문가의 역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제 안전전문가에게도 산업, 경영, 공사현장의 모든 차원의 참여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안전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이들을 제대로 보좌, 조언, 조정, 감시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량과 위상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존의 건설사고예방 접근방식을 탈피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을 선언하였으며, 건설 산업의 생리에 부합하는 발주자 주도의 안전관리체제를 추진하고 있어, 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학회에서는 안전에 관한 학술제, 건설기술 세미나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안전학회의 주요사업은
“건설안전 정보 및 지식 교류의장으로 세미나, 포럼, 강연회,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안전 교육, 지도와 평가와 학회지, 기술지, 논문집, 전문서적 등의 도서를 발간합니다. 건설 기술과 기준연구 제도와 정책의 조사연구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설 산업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국부를 축적하는 기간산업임을 자부하며, 생애주기에 걸친 안전한 건설사업의 수행 즉, 안전만이 위험을 생산하는 부정적 관행을 자제시켜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정의로운 건설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유일한 관건임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건설안전학회는 안전전문가가 건설사업의 생애주기에 걸쳐 안전·보건·환경·품질(HSEQ)이 통합된 서비스로 안전한 건설 산업의 구현에 선도적 역할을 다함으로써,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행복한 사회 건설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건설업계의 악순환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우선 건설기계안전대책 세미나를 통해 우리의 현안문제와 법 개정을 제안할 생각입니다.”
▲ 백용태 본지 편집국장(왼쪽)과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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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백용태 본지 편집국장
정리=박찬호 기자
<안홍섭 회장은>
-1957년생, 전북 군산
-서울대 건축학과
-서울대 건축학과 석사
-서울대 안전관리 박사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책임연구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교수
-산업안전보건교육원 원장
-현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