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한국판 구글어스’ 브이월드… 구글 지도 반출에 ‘무용지물’

핵심 ‘3차원 지도’ 구축 사업… 감사원 지적으로 예산 대폭 축소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16/10/11 [09:33]

‘한국판 구글어스’ 브이월드… 구글 지도 반출에 ‘무용지물’

핵심 ‘3차원 지도’ 구축 사업… 감사원 지적으로 예산 대폭 축소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6/10/11 [09:33]

 

구글 지도 반출 대항 국내 공간정보 보루 제 역할 여부 ‘불투명’

 

▲ 예산 축소로 인한 브이월드의 3차원 지도 구축 중단, 관계부처의 소극적인 자세 등이 맞물리면서 브이월드 운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브이월드 메인화면        © 조영관 기자

 

[국토매일-조영관 기자] 공간정보 오픈플랫폼 지도서비스 ‘브이월드’가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브이월드는 국가가 보유한 방대하고 다양한 공간정보를 누구나 쉽고 비용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웹 기반의 국가공간정보 활용체계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후 7개 신성장 산업에 포함된 공간정보를 육성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아왔다. 국내 공간정보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감사원의 잇따른 사업 중복에 대한 감사결과와 관계부처의 소극적인 자세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는 11월로 재차 연기된 구글 지도 반출 요청 허가 여부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한국판 구글어스’라고 호언장담한 브이월드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판 구글어스’라는 정부의 호언

 

정부는 지난 2012년 ‘한국판 구글어스 프로젝트’라며 공간정보 오픈플랫폼 브이월드를 야심차게 출범시켰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새로운 플랫폼은 구글맵스와 같은 지도서비스 뿐만 아니라 고품질 3D를 기반으로 다양한 2D정보(주제도)와 행정정보까지 제공하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구글맵스와 비교는 곤란하다”고 공언까지 했다.

 

당시 이미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을 한 차례 불허한 바 있는 정부가 향후 구글이 언제라도 국내 지도 반출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지도 반출을 대비해 브이월드를 구축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구글은 2007년 국토교통부에 5000분의 1 대축적 지도반출을 신청했지만 정부는 허용하지 않았다.

 

구글은 이후 2008년 11월 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도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의 반출 불허로 국내 사업자의 데이터를 빌려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구글이 본사 서비스에 추가한 신기능 대부분이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이유다.

 

이후 2014년 6월 측량법(현 공간정보법) 시행령이 지도반출 허용을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이 아니라 ‘지도반출협의체’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개정됨에 따라 구글의 지도 반출 시도는 재차 이어졌다. 협의체에서 7개 부처의 의견이 조율되면 단일 부처 검토로 끝나는 기존 반출 신청보다 구글에 유리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구글이 지도 반출을 요청한 이후 지도반출협의체가 지도 반출을 허용할 것인가, 불허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국토지리정보원은 8월 24일 2차 협의회 결정을 유보, 3차 협의회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결정을 미뤘다. 이에 업계에선 결국 정부가 구글에 지도를 반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산 축소로 인한 브이월드의 3차원 지도 구축 중단, 관계부처의 소극적인 자세 등이 맞물리면서 지도반출을 허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정부의 ‘지도반출 허용’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강호인 장관이 지도반출시 국내 스타트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해 지도 반출 반대 측과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강호인 장관은 또 “우리가 못하는 것을 구글이 대신해줄 수 있다”고 말해 지도 반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정부부처 관계자들 또한 ‘쉬쉬’하는 분위기다. 구글 지도 반출과 관련해 일체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구글어스의 지도 플랫폼이 강력하고 두렵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만든 게 브이월드 지도 플랫폼”이라며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3D지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 구글의 첫 1:5000 대축적 지도 반출 요청 이후 구글지도 반출 대비를 해왔다. 그 일환으로 시작한 게 한국형 구글어스인 브이월드다. 관계자는 “구글의 진출로 공간정보산업이 고사된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브이월드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으로 가는’ 브이월드… 왜?

 

당시 정부는 브이월드를 운영하기 위해 플랫폼 운영 비영리법인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을 설립했다. 2011년 민관합동으로 브이월드 운영기구에 다음(DAUM), NHN(네이버), KT, 대한지적공사(LX공사)의 참여를 확정하고 같은 해 12월 법인설립허가를 받은 것이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 정관에 따르면 진흥원은 원장, 이사 12명, 감사 1명으로 임원이 구성된다. 이사는 이사회가 추천한 사람 중에서 원장이 임명하고, 당연직 이사에는 국토지리정보원 소속 공무원 한 명이 포함된다.

 

임원 구성의 핵심인 이사는 공간정보 분야에 식견이 있는 산업계·학계·연구계 및 민간 단체의 전문가로 이사회가 추천한 사람 중에서 임명한다는 규정상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정부부처의 경우 인사가 잦고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업계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합동으로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을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에 의하면, 현재 브이월드는 유지와 보수 등 현상유지 정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지역만 구축돼 있는 3D지도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 상태다.

 

브이월드 운영과 관련해 지난 4일 공간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성능개선을 바탕으로 안정성 강화와 여러 가지 하부구조에만 손을 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예산과 관련해 다른 관계자는 “한국판 구글어스라는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지난해 감사결과에 따르면, 3차원 공간정보 구축사업은 2014년부터 예비타당성 검토 결과 제외된 ‘3차원 가시화 데이터 구축 사업’에 2014년 9월까지 452억원을 투입하고, 통합 발주하는 등 계약업무를 부당 처리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2009년 예비타당성 검토 시 세부사업 중 3차원 가시화 데이터 구축은 사업타당성 부족(B/C 0.4) 등을 이유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 규정’에 좌표값이 포함된 3차원 공간정보는 민간에 공개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경제정책조정회의 등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한 후 민간에 공개하는 것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브이월드의 이 같은 현실은 당초 구축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브이월드가 구글맵스보다 더 좋은 점으로 3D 영상지도를 꼽았다. 구글맵스는 우리나라 지역의 경우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한 반면 브이월드는 항공사진 기반으로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3D지도가 곧 브이월드고 브이월드가 3D지도라는 주장이 모순되는 결과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브이월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3D 공간정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정부 예산 부족으로 3D모델링 부분은 비용을 들여 하지 말고, DEM(수치표고모형)과 정사사진만 구축하는 것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3차원 영상을 전국적으로 구축해 활용성을 높여야 하지만 사업이 중복되고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감사결과로 사업이 축소된 면이 있다”면서 “관계부처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에서 지적된 ‘3차원 가시화 데이터 구축 사업’을 위한 관계부처의 대응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예산 확보를 위한 국토부의 적극적인 설득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관계부처의 잦은 인사이동도 한몫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전문성과 사업연속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브이월드의 ‘지도반출’ 완벽 대비는 의문

 

물론 브이월드가 1:5000 대축적 지도와 결합된 구글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의문이 있다. 구글이 자금력과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서비스만이라도 구글을 능가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일단 구글에 지도를 내주게 되면 아무리 좋은 걸 만들더라도 구글과는 경쟁이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당초 의도대로 브이월드 구축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당초 목표대로 브이월드가 제대로 진행됐을 경우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구글어스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에 지도반출을 불허하면 구글은 영원히 3D모델을 국내에서 서비스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신산업 측면에서 공간정보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