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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그린뉴딜 앞장 선 철도] 환경오염 유발 木침목 OUT,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 개발 눈길

무도상교량·분기기 사용 목침목 대체 “내구성 높여 유지보수비용 낮추고 안전성 Up”
코로나19 확산, 생활폐기물 증가...폐플라스틱·석탄발전 부산물 함께 활용 “그린뉴딜에 딱!”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11/02 [16:21]

[기획-그린뉴딜 앞장 선 철도] 환경오염 유발 木침목 OUT,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 개발 눈길

무도상교량·분기기 사용 목침목 대체 “내구성 높여 유지보수비용 낮추고 안전성 Up”
코로나19 확산, 생활폐기물 증가...폐플라스틱·석탄발전 부산물 함께 활용 “그린뉴딜에 딱!”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11/02 [16:21]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폐플라스틱 등 생활폐기물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부산물 등도 함께 정제·사용해 철도 목(木)침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을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국책연구과제로 추진 중인 ‘폐플라스틱 업사이클을 위한 지속가능한 철도 침목 기술개발’사업은 울산과학기술원(표석훈 교수), 대원대학교(성덕룡 교수), ㈜지주(이현상 대표이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참여하고 있다.

 

▲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 시제품.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국책연구과제의 일환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 국토매일

 

◆ 국내 무도상 교량 설치 목침목 9만정 넘어, 안전사고 위험↑

 

현재 국내에서 무도상 교량 및 분기기 등 특수 구간에서 사용 중인 목침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재료적 특성 상 콘크리트 침목에 비해 부패·훼손이 빨라 내구 연한이 10~20년에 불과하다. 당연히 유지보수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모든 철도 노선에 콘크리트 침목을 사용할 수 없다. 최근에는 철도 교량을 유도상으로 건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상이 없이 건설한 노후 교량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코레일)에서 관리 중인 무도상 교량은 전국적으로 539개소(총 연장 373.13km)이다. 여기에 설치된 교량용 목침목만 약 93,200정에 이르고, 한강에 있는 한강철교·동호철교·동작철교에도 교량용 목침목이 설치돼 있다.

 

▲ 서울교통공사 관할 무도상 교량 중 하나인 3호선 동호철교 구간(=자료사진)  © 국토매일

 

무도상 교량 자체가 유지보수 여건이 제한적인데 이미 부설된 목침목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열차의 위치를 검지, 이를 관제에 알리고 열차의 속도·간격을 조절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궤도회로에서 장애가 수시로 생기는 등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무도상 교량에 설치한 목침목을 비롯, 레일체결장치·신축이음매 등 궤도시설물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등 노후 철도교량을 개량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동호철교·동작철교 등 무도상 철도교량은 2021년부터 약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량상 목침목을 개량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생활·산업폐기물 가공한 플라스틱 침목,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어 

 

▲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업부산물인 석탄회 매립장(사진 왼쪽). 생활폐기물인 폐플라스틱을 수거한 모습.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 국토매일

 

목침목은 손상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목재 방부제인 크레오소트(creosote)라는 유액을 사용한다. 정부에서는 환경오염 우려가 있고, 교체 후 건설폐기물로 지정되는 등 처리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목침목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목침목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유럽의 경우 생활폐기물인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의 활용, 모래(filler)를 이용한 플라스틱 합성침목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FRP(Fiber Reinforced Plastics) 소재를 활용한 침목을 개발해서 이미 상용화했다. 다만 이들 침목의 경우 단가가 높아 국내 현장에 적용하기에 부담스러운 점이 있다.

 

이번에 연구팀에서 개발 중인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은 재활용플라스틱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함께 이용해 만든다.

 

▲ 플라스틱 침목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인 정제회.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업부산물인 석탄회를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다시 만들었다. © 국토매일

 

환경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회 중 약 235만 톤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에서 운영하는 석탄회 매립장은 대부분 가득 차 있어 추가로 매립장을 확보·건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소 운영과정에서 배출되는 석탄재를 정제해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다시 만든 것을 ‘정제회’라고 하는데, 별도의 정제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이미 KS품질 규격인증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제공장에서 생산된 정제회의 경우 동종 제품 생산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평균치의 절반 이하에 불과해 저탄소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폐기물인 폐플라스틱, 그리고 석탄화력발전의 부산물인 석탄재를 정제해 생산한 ‘정제회’를 동시에 활용한 플라스틱 침목을 무도상교량 및 분기기 등 구간에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각종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 생활폐기물인 폐플라스틱을 가공해 만든 재활용 소재. 정제회와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 소재로 사용한다.   © 국토매일

 

◆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 내년 현장부설 시험 거쳐 2022년 실용화 목표

 

현재 연구팀에서는 플라스틱 침목에 사용되는 각종 소재를 배합해 연구한 후 시제품 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 시제품을 생산하고 구조성능 시험을 진행하게 되면 내년에 현장시험부설을 통해 성능을 입증 받아 2022년에는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제작공정 및 소재배합과 관련한 핵심 특허 2건을 등록했다. 올해 한국철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우수논문발표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10월 6일에는 관련 연구논문이 SCIE급 국외 저명학술지에도 게재됐다.

 

▲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개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울산과학기술원 표석훈 교수, 대원대학교 성덕룡 교수, (주)지주 이현상 대표.   © 국토매일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대원대학교 성덕룡 교수는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플라스틱 침목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이 용이하지 않았던 목침목·합성침목을 대체, 이를 국산화해 수입대체효과를 볼 수 있고 내구성이 우수해 선로유지관리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과학기술원 표석훈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 부산물과 폐플라스틱을 동시에 이용한 철도 교량용 합성침목을 개발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하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상치 못하게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책 과제로 개발 중인 친환경 플라스틱 침목은 탄소배출량과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그린뉴딜 정책에 딱 들어맞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철도경제신문(2020.11.1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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