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태/ 본지 주간]서울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은 요즘 정치권의 정권세력교체를 연상하듯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새로운 권력은 먼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조직과 물갈이 인사에 메스를 가하면서 자신들의 위엄을 과시하는 수순을 우린 많이 봐왔다. 이러한 정치권의 형태가 축소판처럼 민간단체 수장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가 취임 후 첫 번째 개혁카드로 물갈이 인사에 협회 상근 부회장과 산업본부장이 포함됐다. 하지만 3년 임기를 보장받은 상근부회장과 산업본부장은 전직 국토부 출신들이며 상임이사로 임기가 남아있다.
일반 간부가 아닌 상근부회장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는 점 하나로 건설회관을 떠들썩거리게 만든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은 인사조치 후 며칠 만에 업무복귀라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이 사건은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앞뒤 없이 내편이 아니면 메스를 가하고 내편으로 줄 세우기식의 전형적인 정치권력의 형태라는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다.
개혁카드는 전 정권을 몰아내듯 협회서울시회 회장에게도 불화살을 쏴붙였다. 그에게 ‘자금운영 의혹’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회 비대위는 기자회견에 이어 법적고발까지…난투극 끝에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위 사건에서 하나의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17일 대한건설협회 본회 회장 경선 당시 반대세력 후보에 줄섰다는 이유로 일명 ‘괘씸죄’로 숙청대상 명단에 건협서울시 회장을 비롯해 협회 소속단체인 건설산업연구원 원장과 건설경제신문사 회장선임 등이 포함됐다는 소문이 파다할 정도다.
허숭 건협서울시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자리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유주현 전임회장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례상 건설경제신문사 회장 자리에 못 가게 막았다”고 발언했다.
개혁카드는 연장선에서 건설산업연구원장과 건설경제신문사 사장 등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목표로 외부 공모를 통해 전문경영인을 내세웠다.
협회가 출자한 건설경제신문사 회장(대표이사)자리로 유주현 전임회장이 관례상 취임하게 되어있는데 그 길을 막아버렸다. 공모를 통해 김형철 대표이사(6월10일)를 선출했다. 그 과정에서 회장보직도 없앴다.
협회 소속단체인 건설산업연구원 원장도 중도사퇴 카드로 교체됐다. 전임 이상호 원장은 2015년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치고 2018년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고 내년 말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에서 전격 사임했다. 후임자는 공모를 통해 이재영 원장(6월 29일)을 선출했다.
2019년 12월 17일 제28대 대한건설협회 본회 회장에 선출된 김상수 회장은 지난 3월 2일 취임하면서부터 약 4개월 동안에 일어난 질주에 향연이었다. 그는 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건설산업연구원 이사장, 건설기술교육원 이사장 등 겸직하고 전문언론지인 건설경제신문사도 대주주로 막강한 권력을 잡고 있는 자리다.
더욱이 김상수 회장은 협회가 대주주인 건설경제신문 주요지면에서도 자신의 사진과 인터뷰, 특별기고 등 도배할 정도로 부각시켰다. 이 문제로 노조는 편집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물론 새로운 조직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방안일줄 모른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같은 사건대부분이 절차와 방식은 우리네 상식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협회수장을 가리켜 덕과 지혜가 있는 덕망 있는 분으로 칭송한다. 이제부터라도 무엇이 옳고 그르다 하기 보다는 무엇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구나 이해될 수 있는 절차의 수순을 밟는 디딤돌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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