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쓴소리] 단체장 비자금 의혹
백용태 주간 | 입력 : 2020/06/09 [09:17]
[백용태 / 본지 주간] 기자의 노트북에는 여의도 국회에서나 벌어질 듯한 정치권들의 행태가 순수 민간단체에서 재생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 글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마치 세월호참사의 국정책임을 묻는 국민들의 촛불민심 그리고 조국사태를 연상케 하듯 민간단체장의 도덕성에 대한 거센 저항의 바람이 불면서 탄핵이란 불씨를 집혔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단체장의 자금운영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하였고 마침내 지난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폭발했다.
비대위가 제기한 핵심의혹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지출비용에 대해 증빙이 필요한 2억1700여만 원과 비자금에 대한 소명내역, 운영자금예치와 관련해 산업은행 노원지점 변경 이후 이자손실, 골프회원권 취득 및 명의 변경, 특정지역 기부금 건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의혹 대부분은 단체 수장인 협회장을 겨냥한 도덕성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한 내용들로 해석된다. 단체장은 대부분 회원들 가운데 덕망이 높은 자를 선출하여 대표성을 부여하는 봉사하는 자리이다.
단체란 같은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일정한 조직체로서 회원 간의 친목도모와 권익보호 등을 위한 단체성격을 갖는다. 하물며 동창회를 비롯해 작던 크던 단체의 장은 봉사하는 자리로 선출이 되면 몇 백만 원에서 몇천~몇억 원에 이르는 축하기부금도 서슴없이 내는 것이 우리 내 풍습이다.
축하기부금은 회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단체 수장은 인품과 덕망을 갖춘 사람으로서 모두에게 인정받은 명예를 얻는 자리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권력과 부를 얻으면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도둑놈 심보로 변질되어 버린지 오래다. 정치권 역시 이 부분에서 예외일수 없다. 권력을 이용해 부를 챙기려는 일부 그릇된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사례들도 즐비하다.
하물며 민간단체에서 회장이라는 지위를 앞세워 자금운영의 투명성 논란에 빠져버렸다면 그 조직은 공식력을 일은 것이며 또한 도덕성이라는 잣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단체 수장으로서 도리가 무엇인지 물음표를 던지지지 않을 수 없다. 회장이라는 지위와 권력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업무추진비는 회장이 사용하는 비자금의 일종이다. 이 돈은 어디에 써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돈이다. 그러기 때문에 돈보다 덕망을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 잣대이기도 하다.
‘누가 옮고 그르다.’ 라는 최종 목적지인 사법부의 판결문보다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기여했느냐 라는 공적과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아쉬움 등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멋진 장면이 다시한번 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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