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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미세먼지 저감 해법...지금 필요한 것은 '데이터·기술'

단기간 성과내기에 급급해선 안돼..."본선 터널 최적화 집진방법도 과제"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4/21 [11:02]

도시철도 미세먼지 저감 해법...지금 필요한 것은 '데이터·기술'

단기간 성과내기에 급급해선 안돼..."본선 터널 최적화 집진방법도 과제"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4/21 [11:02]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지난해 1조원 규모로 편성된 추경에 힘입어 도시철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각 운영기관별로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기술 개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도시철도 역사·노선별로 충분히 데이터를 수합해 최적화된 대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부터 4월까지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별 예산 집행 내역을 확인한 결과 1차적으로 지하역사의 승강장 및 대합실에 설치하는 대용량 공기청정기와 초미세먼지측정기 설치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 규모가 큰 서울교통공사와 부산교통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경우 이미 설치를 완료했거나 발주를 마무리해가는 단계이다.

 

지하역사에 유입되는 오염된 외기, 즉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지하역사 출입구에 에어커튼 설치, 환기설비 개량 등이 필요하다. 이 중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조진환 보건환경처장에 따르면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대구 등의 도시철도도 전반적으로 개통한지 20년 이상이 경과하면서 환기설비가 상당수 노후화된 상태"라며 "지하역사 환기설비 개량 공사의 경우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에 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대비 가성비가 높은 기술·장비 위주로 먼저 선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황정호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미세먼지 저감 장비를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필터기술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사실상 국내의 필터기술은 열악한 수준으로 특히 필터에 들어가는 파이버(섬유) 소재는 국내에서 조달하지 못해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 정화 설비의 핵심기술인 '필터'를 국내 상황에 맞게 개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부분인데 정작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고 해서 지하역사의 미세먼지 농도가 획기적으로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덕신 연구단장에 따르면 "도시철도 미세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서 관건은 외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더불어 지하 본선 터널의 미세먼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지하 본선 터널의 경우 크게 금속성 오염원과 토양성 오염원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전동차 차륜과 레일의 마찰, 팬터그래프와 전차선의 접속 등으로 인해 금속성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또한 자갈도상의 경우 자갈이 파쇄되는 과정에서 토양성 오염원이 발생한다. 이 중 차륜과 레일의 마찰에 의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비율이 50% 수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선 터널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 기존에는 '살수'방식을 택해왔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세먼지 장비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살수를 할 경우 일시적으로 부유하던 미세먼지를 침강시키는 효과가 있을뿐 미세먼지를 제거하지는 못한다"며 "결국 물이 마르면 침강됐던 미세먼지가 다시 부유할뿐더러 터널 시설물 내 살수를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시설물 유지·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위험요소를 만드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 도시철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지하역사뿐만 아니라 운행시간 중에도 터널 내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장비의 개발이 필요하다.   © 국토매일

 

일각에서는 본선 터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로 '운행시간에도 가동할 수 있는 집진설비'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철도연 박덕신 연구원은 "이미 철도기술연구원에서 본선 터널에 운영할 수 있는 집진차량을 개발했지만 현재로서는 특수카 형식으로 독립 편성해 운영할 수 밖에 없어 운행시간대에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동차 하부 부착형 집진기 등도 시제품을 만들어 저감 효과를 분석해봤지만 용량을 크게 만들지 못하는 제약이 있는데,  만약 운행 중인 전동차에 미세먼지 집진기술·장비를 부착할 수 있다면 기존의 3시간 남짓한 미운행 시간에만 미세먼지를 집중 제거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 요건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전동차에 특정 장비를 장착하거나, 일부에서 아이디어 수준으로 구상하기도 했던 미세먼지 집진용 시트지 부착 등은 현재 관련 규정 상 차량 개조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련 연구자들은 보다 액티브(Active)한 미세먼지 저감 장비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지만 현행 법령의 문턱을 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객실 내 공기정화설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장기적인 연구과제로 지목된다. 조진환 처장은 "이용객이 지하역사에 평균 10분 정도 체류한다면, 객실에는 약 35분 정도 머물게 된다"며 "신조차량의 경우 객실 1칸당 4대의 공기정화기를 설치했을 때 저감효과는 약 14% 정도이고, 출입문에 에어커튼을 시범 설치하고 있는데 효과가 좋으면 확대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객실 내 용량이 큰 정화장치를 설치하는 방법 중 하나로 기존의 객실 환기장치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운영기관에서 고효율 필터(헤파필터)를 설치해봤는데 문제는 차압이 걸리면서 내·외부 공기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물이 고여 당장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조진환 처장은 "필터 교체주기와 필터비용 등을 감안할 때 운영기관 입장에서는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만큼 투자 대비 고효율의 제품, 그리고 사후 유지·관리 측면에서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호 교수는 "필터 기술의 확보와 더불어 도시철도 미세먼지 저감 해법을 제시함에 있어 우선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 미세먼지 발생원을 제거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충분한 기술개발과 투자여건 즉 '시간'이 요구된다"며 "단기처방식 성과내기에 급급하면 사후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을 지불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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