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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기반시설관리법’에서는 노후 시설물 성능개선 충당금 명시

김석 / 한국교통대학교(인프라시스템) 교수

국토매일 | 입력 : 2019/10/24 [16:12]

▲ 김석 한국교통대학교(인프라시스템) 교수     © 국토매일


[국토매일]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대비하여 기반시설의 관리체계, 재원확보방안과 재정지원 원칙 등을 규정하는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이하 기반시설관리법)’이 작년 12월에 의결되었다. 기반시설관리법을 통해 기반시설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국민 안전이 확보되고 장기적으로 유지관리 예산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노후 인프라 현황을 살펴보면 기반시설관리법의 제정은 늦은 감이 있다. 1970~80년대를 거치며 국내 주요 기반시설이 본격적으로 건설되었으며, 2018년 기준 시설물 안전법 대상 1,2종 시설물의 26% 가량이 노후 시설물로 분류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화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10년 후에는 노후 시설물의 비율이 50% 초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노후화 비율이 높아지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시설물 유지관리 예산의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OC 분야 재정 및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새로운 기반시설 관리제도의 등장은 국민 안전을 위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는 이미 ‘시설물안전법’을 통해 기반시설물을 관리하고 있으나, 제한된 시설물 범위와 구조적 안전 측면의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다양한 시설물을 대상으로 선제적인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이미 성능기반 노후인프라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선제적 유지관리와 생애주기 관점의 투자를 위한 시설물 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에 제정된 ‘기반시설관리법’은 기존 법들과 중복되지 않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설물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도로, 철도, 항만 등 각 시설물별 관리를 위한 개별법이 있으면, 그것들과 중복되지 않도록 공통되는 상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기반시설관리법에 따라 관리감독기관의 장은 소관 기반시설 유형별로 관리주체가 유지관리보다는 성능개선이 더 유리한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성능개선 기준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성능개선은 기존의 ‘시설물안전법’에서 주로 수행했던 유지관리의 개념과는 다르다. 성능개선은 주요구조부와 외부형태를 수선 및 변경하여 기반시설의 가치를 증가시키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일상적 점검, 손상의 원상복구를 수행하는 유지관리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많은 시설물 가운데 성능개선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 다양한 시설물에 적용가능한 공통기준의 형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도로, 철도, 항만 등 다양한 시설물에 대한 공통기준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시설물의 목적과 형태가 완전히 다른 시설물에 대한 물리적 성능은 각 시설물 개별법에서 정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편익의 측면을 고려하게 되더라도 시설물별 형태가 달라질 편익의 형태를 어떻게 정량화 할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편익을 공통기준에 담기 위해서는 시설물별 유형에 따라 편익계산을 단순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여러 시설물과 비교할 때 철도시설에 대한 성능평가 기준이 조금 빨리 제정되었다. 철도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올해 3월 국토교통부는 ‘철도시설의 정기점검 및 성능평가에 관한 지침’(이하 철도시설지침)을 제정하였다. 철도시설지침에서는 철도시설 정기점검의 항목·방법 및 성능평가 대상·절차·방법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개별 철도시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선별, 구간별, 전체 철도시설에 대한 성능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가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평가 공통기준이 정립되기 전에 제정되어 철도시설지침에서 제시한 성능평가가 공통기준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형태는 아니다. 앞으로 공통기준 마련시 각 개별법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반시설관리법’의 대상이 되는 시설물은 도로, 철도, 항만 등을 포함한 총 14~15종 정도(통신선 포함여부에 따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 시설물 가운데 국토교통부 소관이 아닌 타부처 시설물(예: 가스, 열공급설비 등)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이에 기반시설 관리에 관한 법·제도의 방향이나 공통기준 설정 등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기반시설관리위원회를 두어 심의를 하도록 하였다. 국가차원에서 노후 인프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반가운 소식은 ‘기반시설관리법’에서는 노후 시설물 성능개선을 위한 재정지원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산부족으로 인한 시설물 관리부재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국가의 무제한적인 지원은 아니며, 국가지원 비율을 ‘보조금법’에 따르도록 하고 성능개선충당금을 미리 적립해야 하는 등의 제약조건은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노후 시설물에 대한 재정투입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마련되었다는 부분은 의미가 있다.


충분하지 않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미흡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다. ‘기반시설관리법’이 제대로 시행되고 발전하여 노후 인프라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리제도가 정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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