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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4주년 특집좌담회] 건설 공공공사 적자...적정가격 제시된 입·낙찰 제도 필요

공공공사 10건 중 4건 적자...원인과 대책은?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10/24 [14:32]

▲ 본지 창간 14주년을 맞아 지난 15일(화) 건설 공공공사 적자문제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 국토매일

 

[국토매일] 본지 창간 14주년을 맞아 지난 10월15일 건설 공공공사 적자문제에 대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건설 산업계에서 공공공사의 적자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특히, 공공공사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현장의 안전관리 및 품질저하와 직결된다. 관계부서 및 협회·연구원·업계가 한 자리에 모여 적자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백용태 본지 편집국장 "적자문제의 원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필요"

김목진 국토교통부 사무관 "입찰방식의 개선을 통해 적정공사비 확보"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본부장 "공사비가 확보되지 못하면 공사품질과 안전확보에 빨간불"

최영일 현대건설 부장 "가격 위주의 낙찰자 선정이 문제"

박창규 대림산업 팀장 "공사지역 난이도 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

최은철 한신공영 소장 "여러 요인들로 인한 간접비 발생 비용 인정돼야"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비과학적이며 예산삭감 중심 프로세스부터 제고"

 

▲ 백용태 본지 편집국장     © 국토매일

백용태 편집국장= 이미 공공공사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적자문제의 원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공공공사의 적자 문제는 공사품질 저하 및 현장의 관리 부실 등 ‘안전’과 직결됩니다. 실제로 공공공사 건설현장에서 어떤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제도적 문제를 중심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최은철 소장= 건설현장에서 적자의 원인은 실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설계·입찰·시공단계로 나누어 다각적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설계·발주 단계에서 문제입니다. 설계할 당시 설계기간이 충분하지 않고, 조사·검토가 부족해 설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하여 공사 도중 예상치 못한 공사의 차질이 발생하거나,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인해 공사비 상승과 공사기간 연장 사유가 발생합니다.  또한 설계 공사비 산정에 있어 현실적인 비용 적용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지하철 공사에서 흙막이 가시설에 쓰이는 가설강재의 경우 신강재를 한번 사용한 후 대부부의 강재를 고재처리 하고 있지만, 발주처에서는 1년 이상 공사에 사용되는 가설 강재에 대한 손료로 20%정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건설공사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공사비를 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철 공사의 경우 도심지역인지 지하 지장물 많은지 교통량이 많은지 등 현장 여건마다 투입 공사원가는 차이가 매우 큽니다. 비슷한 예로 도로공사의 경우 신설공사보다 확장공사의 원가가 1.5배 정도 높지만 단가 기준는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사현장의 여건과 공사 종류별 세분화와 특성을 감안한 공사비 산정도 필요합니다. 공기산정에 있어서도 최근 주5일제, 52시간 근무제도 등 변화된 건설환경을 설계에 반영해서 공사비를 산정한다면 공사의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입찰·계약이후 공사착공을 하게 되는데 용지보상·문화재 조사 및 발굴·지장물 이설 등 공사 전 사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착공되다 보니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1~2년 길게는 3년까지 대기하게 됩니다. 이는 간접비 발생을 증가시키고, 공기를 연장시키는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건설공사 중 건설환경의 변화입니다. 최근 종합심사낙찰제 대상 공사의 평균 낙찰률이 77.7%에 불과한 저가 입찰 실정임에도 건설환경은 시공사에게 불리하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건설 작업자들이 고령화되고 비숙련공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주52시간 근무제의 확대, 작업자들은 휴일근로를 기피하고 능률급 기준의 임금이 근로시간기준으로 바뀌면서 작업 효율이 감소되고, 외국인 근로자와 비숙련공의 증가로 안전사고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2015년 대비 올해는 시간당 59% 임금이 상승해 인건비 지급 부담이 더욱 커졌습니다.

 

건설공사 기본 자재인 레미콘은 평일 오전 8시~오후5시까지만 납품합니다. 이로 인한 공기부족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근로자의 안전교육·조회·안전활동 시간 등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면서 일 평균 1.5시간정도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작업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이는 곧 생산성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이 밖에 공사민원 증가, 건설중기 노조 등 단체의 요구사항 증가와 잦은 파업, 하도급 업체의 부실·부도 등에 따른 원도급 업체의 추가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고 간접비가 증가하지만, 그 비용들이 제대로 공사비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시공사의 적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본부장     © 국토매일

조준현 본부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2015년 1월~2018년 6월까지 준공한 공공공사 참여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총 365개의 공사 중 106개 공사가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대한건설협회에서 공공공사만을 시행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건 중 4건은 적자공사였고, 적자업체의 비중은 39%에 달했습니다. 운영 부실 등의 요인도 있겠지만 작년의 경우 이들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9.64%로 파악되었습니다.


건설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5.9% 수준이었지만, 2015년에는 1/10수준인 0.6%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공공공사를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토목업체는 2005년 4,145개사에서 올해에는 2,563개사로 38%가 감소했습니다. 토목업체가 줄었다는 것은 공공공사 물량 감소도 원인이 있겠지만, 공공공사의 적자 발생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 운영 중인 공공계약 TF분과회의에서 나온 몇 가지 사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북 소재 중소건설업체인 A사와 B사는 전북지역 공기업이 발주한 80~90억대의 공사를 수주했지만 발주자의 공사비 과소 책정으로 1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해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강원소재 중소건설업체 C사는 2016년 강원지역 공기업이 발주한 170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해 최근 준공했습니다. 하지만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공사비 산정 프로세스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2004년도에 ‘실적공사비 제도’가 도입되면서, 과거에 계약된 단가가 예정가격으로 산정됩니다. 당연하지만 낙찰가는 이보다 낮습니다. 결국 예정가격 자체는 오르지 못하고 하향 평준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2004~2014년까지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재료비·노무비·시중물가 등을 감안한 공사비 지수는 36.5% 오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적공사비는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국토부가 2006년부터 품셈현실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2006~12년까지 20% 가량 품셈이 하락했습니다. 2013~2017년까지 12% 가량 추가로 하락했습니다. 실적공사비제도 도입 이후 지난 15년간 품셈현실화 작업과 맞물려 공사비 예정가격은 12% 정도 하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정가격이 하락하고, 실제 낙찰률이 예정가의 70% 수준에 머무르면서 공사비 자체가 현실 수준을 반영치 못하고 삭감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저가로 낙찰하며 회사를 유지합니다. 입찰에 참여해 수주에 성공하면 10%정도 손해를 보지만, 낙찰을 받지 못하면 100%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공사비 산정 프로세스는 사실상 공사비 삭감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질적인 공사비가 확보되지 못하면 결국 공사품질과 안전 확보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영일 부장= 앞서 언급된 입·낙찰제도, 예산의 적정성 등의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적공사비가 표준시장단가로 바뀐지 4년 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장 인건비·자재 및 장비 구매 등에 많은 부분에 있어 실제 시중단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입·낙찰제도에 있어 적격심사 낙찰률은 80%정도입니다. 종합심사낙찰제도 또한 77% 수준으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산 편성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계약에 있어 실제 예산의 20% 정도 적은 가격으로 낙찰이 되고 있는 구조 또한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점은 가격 위주로 낙찰자가 선정되는 현행 입낙찰 제도입니다. 낙찰자 선정에 있어 업체들간 다양한 시공경험과 예상되는 변수 등을 충분히 반영하여 기술경쟁을 통해 실력있는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어야 하나 지금의 상황은 기술 위주로 평가되지 못하고 저가에 운찰로 요행만 바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실질 공사비에 따라 낙찰을 받을 수 있는 회사는 없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라면 예산이 높게 책정되더라도 가격 위주로 낙찰자가 선정되기 때문에 결과는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 박창규 대림산업 팀장     © 국토매일

박창규 팀장= 우선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정 변경이 발생할 경우 도급 변경은 기본적인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설계 변경에는 반영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도급 변경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증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앞서 언급되었지만, 수주를 받고 착공을 시작하더라도 용지보상·인허가·구조확보 등이 되어 있지 않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채 1~2년이 지나갑니다.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발생 등에 대해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발주처의 생각은 다릅니다. 특히, 발주처가 기본적으로 피감기관이기 때문에 비용 집행 등에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이러한 사전 변경사항이 발생하더라도 도급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고 간접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이유는 최근 대법원 판례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거시적인 문제는 낙찰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공사비를 산정할 때 예산을 절감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다보니 낙찰률이 개선이 이루어지기는커녕 사실상 고정되어버립니다. 적정 가격을 산정해야하는데, 제한된 예산에서 많은 사업을 시행하기 때문에 결국 ‘가격’에 방점을 두게 됩니다. 공공공사에서는 계약예규·국가계약법·계약심사기준 등 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고정된 조건 혹은 약관을 제시하고 이에 근거해 입·낙찰이 진행됩니다. 사전 변경 요인도 정해진 범주 이외에는 반영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영준 부연구위원= 먼저 대중의 인식부터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관급공사를 수주하면 무조건 이익이라는 것은 편견입니다. 조준현 본부장님께서도 다양한 통계자료를 제시해주셨지만, 일련의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난 5년 간 작은 공사에서 큰 공사까지 순공사 원가비 기준으로 약 30% 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비과학적이며 예산 삭감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세스부터 재고해야 합니다. 상당수의 지자체 등 발주기관에서 기술직이 아닌 행정직이 이번 사업과 관련된 각종 스펙을 미고려한 채 유사사업의 평단가 등을 참고해 사업계획을 수립합니다. 이 또한 기획단계에서 산정된 초기 추정가 대비 실제 수주금액을 대비해보면 50~70% 수준에 불과합니다. 적정 공사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공사비 산정단계에서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단순히 물량 기준으로 단가를 산정한다는 것입니다. 현장여건, 공사기간, 수량, 지역여건 등이 반영되지 못합니다. 도심지에서 공사를 하더라도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설계변경에 대한 낮은 신뢰도, 법적 상한선보다 낮은 제비율 적용 등도 문제입니다.


선한 의도가 도리어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현실 역시 지적하고 싶습니다. 공정경제 추구, 사회적 약자 중심의 정책 변화 등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사회보험료, 품질 안전관리비의 낙찰률 배제, 하도급 적정선 심사 강화 등으로 인해 원도급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총 계약금액의 변동 없이 이러한 일련의 제도의 운영은 결국 원도급사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서울시의 경우 시중노임의 단가 이상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인건비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가 하도급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 중인 하도급적정성 심사 역시 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 LH의 경우 하도급 적정선 심사 기준을 살펴보면 1,050개사의 평균 하도급률은 94.6% 수준입니다. 간접비가 반영되지 않은 그만큼 원도급사의 입장에서는 현장 운영에 있어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적정비용 지급의 관점에서 이러한 부분은 본격적으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질문하신 적정낙찰률과 관련하여서는 저희 연구원의 경우 지난 2013년 84%를 적정 낙찰률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적정 단가 논의를 배제한 채 적정낙찰률을 논의하는 것이 적합하지는 않으나, 이제 공정경제 강화기조에 따른 건설산업의 환경·제도 변화 등을 고려한다면 88% 수준까지 끌어올려져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덧붙여 요청하신 해외 사례를 잠깐 말씀드리면, 일본의 경우 ‘저입찰 가격 조사제도’, ‘최저가격 제한 제도’ 등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고 대규모의 공사는 ‘가격에 의한 실격 기준’(덤핑 방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덤핑방지와 적정공사비 지급과 관련하여 세밀하게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행 입·낙찰제도는 최대 하한선을 지정해주는 장치 정도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용태 편집국장= 간접비 발생 요인과 하도급 부실 등의 문제 등이 발생하는 원인을 제도적인 프로세스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발주와 관련한 제도적 측면들이 공사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까요.

 

▲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 국토매일

전영준 부연구위원= 앞서 대법원 판례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최근 대법원은 지하철 7호선 공기연장 간접비 청구소송에서 장기계속공사의 ‘부기사항’인 총공사금액과 총계약기간의 구속력을 불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차수별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횟수만 늘리면 실제 공기연장이 되더라도 그에 따른 간접비를 발주기관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크나큰 맹점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관련 법령의 개정입니다. 국회에서도 위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2월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실제로 다년도 사업이지만 형식은 단년도 사업예산의 틀에서 운용되는 ‘장기계속계약’의 본질적 문제 해소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계속비계약’으로 전환하는 등 다년도 사업예산의 틀에서 해결할 필요를 지적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총괄계약에 대한 법적효력을 인정하는 법률 개정도 제안했습니다. 국회에서도 총공사계약기간을 명시하는 내용의 국가 및 지방계약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박창규 팀장= 국토부·기재부·행안부 등 관련부처가 운영하는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주처의 경우 근거가 없기 때문에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를 집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들도 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동안 간접비를 받는 것에 의미를 둘 것입니다.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는 공공공사 적자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감정평가 프로세스를 작동시키고,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서 보전을 받는다면 발주처-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발주처도 조정위의 판단에 따라 간접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지급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일종의 완충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도 개선의 경우 이해관계가 상충합니다. 유럽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입찰제도인 ‘최적가치 낙찰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사지역·난이도 등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해 적절하게 배분해주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 소화하지 못하는 대규모의 공사는 수행 가능한 대기업이 맡고, 공사규모가 작은 경우 지역의 전문건설업체가 지역 인력을 활용해 공사를 수주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면 소모적인 입찰경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최은철 한신공영 소장     © 국토매일

최은철 소장= 공기연장의 경우 실무자 입장에서 봤을 때 발주처나 시공사 둘 중 하나는 책임이 있습니다. 시공사의 귀책사유일 경우 지체상금을 물리지만, 발주자에 책임이 있어 공기연장이 되면 발주자가 부담할 공기연장에 따른 비용을 시공사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미흡합니다. 예전엔 일부 공사(公社)에서 법적으로 규정된 필수인력 등을 감안해 일부 보전해 주었지만, 대법원 판례 이후 간접비 지급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입니다.

 

박창규 팀장= 이미 기준은 세밀하게 정리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발주처와 시공사간 협의에 의한 것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발주처 입장에서 지급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예규 상에는 공인원가계산기관도 있습니다. 법원의 감정인이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방식도 참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영일 부장= 기준이 있더라도 규정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기가 연장된다면 그 기간만큼 모든 자료를 증빙해야만 합니다. 체계적이고 능률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쉽게 비용을 수치화할 수 있다면 소모적인 다툼을 통한 예산 및 시간,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조준형 본부장= 적정가격 보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합니다. 영국의 경우 1990년 중반부터 가격 외에 품질과 기술력, 기능적 특징, 운영비 등을 두루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2005년 공공공사 품질확보촉진법을 제정해 저입찰 가격조사제도, 최저제한가격제도 등을 통해 저가투찰을 적극적으로 막은 결과 현재 일본 지자체 공사의 낙찰률은 92%수준입니다. 한국은 예정가격이 입찰금액의 상한선으로 작용하나 선진국들은 예정가격제도 자체를 운영하지 않거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국의 2000년~2005년 추정가 대비 낙찰률은 견적가 대비 95~112%입니다. 2012~2013년 미 연방도로청 발주공사의 낙찰률은 93.5%, 2011년 기준 미국 36개 주의 도로사업이 경우에는 93~117.5%의 낙찰률을 보였습니다. 결국 적정한 가격을 보장해야 제대로 된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나아가 총생애주기비용이 오히려 절감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입찰제도 개선에 있어 유용한 참고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목진 국토교통부 사무관     © 국토매일

김목진 사무관= 먼저 간접비 관련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건설정책 담당공무원의 입장에서도 대법원의 판례에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도 당·협회·업계와 함께 공공공사 상생 협약식을 개최하는 등 장기계속공사의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용 증가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기재부와 협의 중인 단계로 금년 하반기 안에 간접비와 관련한 해결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간접비의 인정 범위, 산정 기준, 산정 절차, 신청 시기 및 절차, 지급 방식 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필요 시 기재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입니다.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건산법 개정 등을 통해 반영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계획단계에서 기술직이 투입된다고 해서 적정 공사비 산정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대안으로 제시하신 간접비 지급 과정에서 공적 기관을 통한 산정 등의 프로세스는 충분히 검토해볼만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장관께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관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하셨습니다. 금년 1월에는 건설산업 활력재고를 위해 국가계약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10월에는 조달청, 기재부, 국토부가 ‘공공공사 제도 혁신 포럼’을 만들었으며 12월까지 운영한 후 결과물을 토대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입니다. 적정 공사비 관련 화두는 정부 내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서 입안해야 하는데, 협회·기관에서 제시한 데이터가 표본 샘플에 기반을 두고 있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논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가격 위주의 낙찰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이 낮은 한국의 건설산업 특성상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건설산업계에서 충분히 이행하지 못한 건설환경 안전문제, 하도급사 및 근로자 보호 등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 등을 가점 형태로 부여하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요구됩니다. 관급공사가 지금도 부풀려져 있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적정공사비에 대한 논의 자체가 소수 건설업체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공정한 하도급, 근로자 보호, 불법 외국인력 고용 등 고용 환경이 개선되고 공사비가 누수없이 말단까지 전달되는 등 투명성을 확보해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건설산업의 미래를 말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공공계약제도에서 낙찰률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낙찰하한율만 정해져 있습니다. 분명한건 낙찰률 자체는 입찰자들에 의해 형성되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이견이 있겠지만 정부에서 느끼는 온도 차이는 큽니다. 일방의 주장이 지속되면 소모적인 논쟁으로 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도 발주자의 요구만 생각하고 업체가 자기출혈의 경쟁으로 내몰리도록 적절하지 못한 ‘룰’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용태 편집국장= 장기계속계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령 개선, 관련부처에서 운영 중인 분쟁위 활용, 최적가치낙찰제, 영국·일본·미국 등 사례를 참조한 적정가격 보장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본질적으로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으로부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야한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사회적으로 원-하도급업체간 분쟁이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인식 개선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최은철 소장= 요즘은 원도급자는 발주처-하도급사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발주처로 부터는 강화된 제도의 적용에 따른 요구가 증가하고 하도급자에게는 공사비의 손실에 대해 공동책임을 요구 받거나 공사 타절,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례로 최근 준공한 9호선 3단계 지하철공사와 내년에 준공예정인 하남선 연장구간의 건설현장을 조사해 보니 최초 계약한 하도급자가 대부분 계약을 포기하거나 적자가 크다는 이유로 적자보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부도. 파산으로 하도급자의 변경 또는 원도급자 직영으로 공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저가수주가 많지 않았을 때 하도급업체가 손실이 있을 경우 공동책임을 질수 있는 ‘협력업체’로 관계가 가능하였지만, 지금은 원도급자의 저가 수주로 인해 하도급사와의 계약에서도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하도급 공사 중 발생된 손실을 원도급자가 나누어 부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아 원·하도급자간 다툼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도급사가 전문업체로서 전문화 된 기술과 인력을 가지고 있겠지만, 최근 하도급업체의 인력관리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건설인력이 노령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고, 기술력과 관리 노하우를 겸비한 기술자가 부족으로 하도급사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차별성이 부족한 하도급사 간에 과다 경쟁이 또 하나의 부실 요인이기도 합니다.

 

 ©국토매일

 
원도급사가 발주처에서 받은 공사비 이상으로 하도급사에게 지급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하도급자 역시 적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도급 공사운영·관리 등에 있어 공사원가가 증가하고 있는 요인은 원도급업체와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자본능력이 낮은 하도급업체들이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나거나, 공사를 중지하는 상황에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도급자에게 손실 분담을 요구하거나, 분쟁을 야기 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런 결과로 최근에 분쟁위나 공정위 또는 소송 등 타툼이 상당히 많아져 건설사 마다 많은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영일 부장= 동감합니다. 원도급사가 직영으로 공사현장을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는 사실상 부재하다고 봅니다. 하도급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변화하면서 하도급사에 대한 보호조치가 강화되었습니다. 만약 하도급사가 공사현장에서 철수하거나 폐업처리를 해버리면 공사를 진행 할 방법이 없고, 새로운 하도급사를 선정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됩니다. 곧 공기연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영세한 하도급 업체에게 원도급사와 동일한 운영·관리 등의 시스템을 강요한다면 지속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도급사 관련 분쟁에 있어 분쟁위에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공정위로 이관됩니다. 공정위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처벌을 받아 벌점 5.1점이 넘을 경우 영업정지·입찰참가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하도급사와의 다툼이 분쟁위에서 해결되지 않아 공정위로 넘어 갈 경우 원도급사는 해당 건으로 인해 벌점 5.1점을 넘길 수도 있으며, 실제 이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창규 팀장= 하도급사와 계약·거래를 양성화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서면화하고 싶더라도 과도한 행정소요가 발생하다보니 하도급사의 입장에서는 이를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잦은 변경 소요가 발생하게 되면 그만큼 행정소요도 증가하게 되고, 운영·관리의 효율성이 저하됩니다.


현장에서는 ‘서면화’를 언급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에 간단하게라도 어플리케이션, 휴대폰 메시지·카카오톡, 웹페이지 활용 등을 통해 기록을 남기고 이를 서면으로 인정해준다면 훨씬 간편하고 명확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행정력을 최소화하면서도 추후 분쟁의 여지를 만들지 않고 간소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영준 부연구위원= 과하게 표현하면 ‘을'질의 시대가 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건설법·하도급법에서 개별 규제하는 건들을 악용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원-하도급사가 선 협상 후 결렬되면 신고를 했지만, 이제는 신고 후 협상을 합니다.


제도적으로는 과도한 행정·사무위탁 또한 문제라고 봅니다. 일례로 국토부는 건산법에 의거해 지자체에 행정·사무위탁을 했는데, 광역·지자체 공무원에 따라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모 간담회에서 ‘어느 지자체가 페이퍼컴퍼니 등록이 잘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담당공무원이 관리해야할 업체가 지나치게 많습니다. 하도급과 관련해서도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규제를 마련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공정위 처벌 기준과 관련해서도 기업 규모에 따른 탄력적 적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원청과 하청은 연간 계약건수부터 큰 차이가 납니다. 원청 입장에서는 연간 만 건이 넘는 계약을 맺기 때문에 때문에 불공정거래로 인한 처벌이 발생할 경우의 수가 큽니다. 규모의 경제에 따른 처벌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목진 사무관= 공직자 입장에서는 원청(원도급사)이 종합적인 계획·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계신 대기업에 비해 하도급사가 자본·운영·관리 등의 측면에서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불법 재하도급·과투입 등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히 발생합니다. 일례로 현장의 임금 체불이 발생하면 원청이 현장의 과투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을 전체적으로 컨트롤하고, 하도급사를 철저하게 모니터링 하는 등 관리·감독에 보다 역량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리=박찬호 기자 / 장병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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