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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일탈방호시설…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로 2차사고 예방

인명사고 최소화, 신속한 복구-예방과 사고 최소화

장병극 기자 | 입력 : 2019/08/06 [10:27]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일탈방호시설은 열차탈선 발생 시 2차 사고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명피해를 줄이고 신속한 복구가 가능토록 하는 것은 철도 안전성 확보에 있어 필수적이다. 이용자의 인명(人命)을 천운(天運)에 맡기지 않아야 한다. 일탈방호시설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용자는 사고를 기억한다. 불안감으로부터 야기되는 철도에 대한 신뢰도 추락, 언제든지 철도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날 선 부메랑과도 다름없다. 부메랑이 되돌아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1차 사고에 대한 선제적 예방과 2차 사고의 최소화라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한다. 
 
◆ 2차 충돌·낙하사고의 위험,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궤도 관리 부실과 신호 등 설비 오작동, 과속 등으로 인해 발생한 열차탈선사고의 위험성은 선행 사례를 통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탈선사고 발생 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열차가 종방향이 아닌 횡방향으로 주행선로를 이탈하는 경우이다.

 

특히,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탈선으로 인해 횡방향으로 이탈하게 되면 주변 시설물과 충돌하거나 열차가 전복될 수 있고, 교량에서는 낙하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터널 입구나 내부에서도 횡방향으로 이탈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 지난 7월 10일 진주 유수역(폐역)에서 일탈방호시설 시연회를 진행하는 (좌)한국철도기술연구원 강윤석 박사, (우)충남대학교 임남형 교수     © 국토매일

 

‘일탈방호시설’이라는 단어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한마디로 열차가 다양한 변수로 인해 주행선로를 탈선하더라도 좌우제어를 통해 종방향 이탈을 유도하고, 주행선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 2차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일탈방호시설’의 목적은 분명하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명사고와 시설물 피해를 최소화해 열차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 산·학·연·관이 창출한 성과…(주)유비이앤씨와 (주)로드키네마틱스도 참여

 

‘철도차량 일탈방호를 위한 시설 개발 및 성능기준 연구’는 국토교통부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 2016년 11월부터 시작해 올해 12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연구비는 65억원이 소요되며, 이 중 12억원을 민간이 부담하고 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고 있는 이번 과제는 충남대학교 철도연구소(임남형 교수)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강윤석 박사)을 비롯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이종일 부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구정서 교수), 고려대학교(공정식 교수), 경남대학교(김정중 교수), 강원대학교(문지호 교수) 등이 참여했다. 민간에서는 유비이앤씨와 로드키네마틱스가 함께 했다.

 

충남대학교 철도연구소(CRRI)는 철도분야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후진을 양성하고, 연구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통해 많은 연구성과를 창출했다. 국책 철도기술연구사업인 본 연구도 철도연구소 소장인 임남형 교수가 총괄책임을 맡아 구축되어진 산·학·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해 철도기술 연구와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유비이앤씨(김회진 대표)는 이번 연구 과제에서 철도 일탈 방호 시설의 제작 시공 및 유지관리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철도차량의 일탈시 신속하게 복구해 열차 운행을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일탈방호 시설의 시공 및 유지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철도차량 일탈방호시설의 제작부터 시공유지관리 방법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철도차량의 일탈을 방호하기 위한 적정 방호기술의 시공 및 적용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철도 노선 적용 시 미운행시간(오전 12시~4시)에 시공해야한다. 따라서 철도 차량 일탈 방호 시설의 시공 절차를 정하고 시공의 속도와 방법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철도차량 일탈 방호 시설의 시공 및 유지 관리 효율 및 방법을 연구했고, 그 결과를 정리해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다.

 

㈜로드키네마틱스(김경주 대표, 배현웅 박사)는 도로·철도 차량방호 안전시설의 연구·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으로서 실물차량 충돌시험 및 충돌시뮬레이션 관련 분야에 특화된 기업이다. 이번 연구 과제에서 열차의 탈선 후 거동 분석 및 일탈방호시설 시제품의 방호성능 검증을 위한 실대형 철도차량의 탈선 및 충돌 실험을 설계·수행하고, 이로부터 취득한 각종 데이터의 분석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진주 유수역(폐역)철도안전성능시험장에 부설된 일탈방호시설(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     © 국토매일

 

◆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일탈방호패널, 급속시공 가능해

 

이번 연구 과제에서는 신설 선로뿐만 아니라 기존 운행선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을 개발했다. 시공 현장의 요건에 부합하도록 충돌하중, 형상 및 인터페이스 등을 고려해 설계한 패널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조립시공 방식으로 하루에 20m 이상 급속 시공(열차운행 차단시간 내)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은 탈선한 열차바퀴와 일탈방호시설의 충돌 하중 그리고 탈선열차의 과대한 횡방향 이동 제어에 대한 방호성능을 확보하도록 단면형상·철근배치 등을 고려해 설계했다. 지난 7월 10일 경남 진주시에 유수역(폐역)에 소재한 약 4km 구간의 ‘철도안전성능시험장’에서는 탈선된 열차의 방호성능 공개시연회를 개최하여 일탈방호시설의 성능을 검증했다. 구조성능·충돌성능·충돌방호·재료·신호인터페이스 등 20종의 성능시험을 완료한 상태이다.

 

▲ 열차 탈선실험 전, 후모습. 일탈방호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열차가 탈선하더라도 일탈이 최소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국토매일

 

◆ 국내 고속선 교량 구간 설치…해외제품 대비 40% 이하 가격

 

국내 고속선 중 36%정도가 교량이다. 철도교량은 사고 발생 시 2차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국내 고속선 교량 구간 227km에 일탈방호시설을 적용해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철도교량의 탈선방호시설은 지난 2004년 유럽의 관행에 따라 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도입되었다. 하지만 설계하중·설계위치·규격 등 근거가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현재 네덜란드·홍콩 등은 현장타설식 일탈방호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일본은 현장설치형 일탈방호시설을 개발해 신칸센 전 노선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강윤석 박사는 “기존 일본·네덜란드·홍콩 등에 설치된 기존 방호벽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장조립시공이 가능하고, 기존 해외 제품 대비 40% 이하로 가격이 낮기 때문에 1km당 60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서도 국내에서 개발 중인 일탈방호시설을 현장에 적용할 경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총 1조 3,600억원의 예산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단장인 충남대학교 임남형 교수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일탈방호시설에 대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검증하고, 제도화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개량 해법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라며, “국내 신규철도 구간에도 일탈방호시설의 연구성과물을 적용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시험장 철거위기에 직면…모든 조건 적합한 일탈방호시설 연구 지속되어야

 

▲ 일탈방호시설 성능 공개시연회에 참여한 연구진     © 국토매일

 

이번 연구과제 수행 결과 성능이 검증된 일탈방호시설은 철도 교량위에 놓이는 콘크리트 궤도에 최적화된 안전시설물이다. 하지만 열차의 탈선사고는 고속선과 일반선을 가리지 않는다. 근래에는 토공구간도 교량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고성토가 존재하므로 일반 토공구간에서도 탈선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시설물이 필요하다.

 

당초 본 연구사업 초기에는 자갈궤도·콘트리트궤도 및 교량·토공 등 모든 선로조건에 적합한 안전시설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었다. 그러나 철도기술연구사업의 조정 여파로 인해 연구비와 연구내용이 교량상 콘크리트 궤도용으로 축소·조정되었다.

 

열악한 연구 환경 속에서도 열차의 탈선을 유도해 △실제 구조물과 충돌을 실물 실험하는 기술 △방호성능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기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성능을 확인하는 기술 등 원천 기술이 개발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경남 진주에 조성된 철도안전성능시험장은 상당한 예산과 연구진의 부단한 노력이 투입된 탈선·충돌 시험장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12월 본 연구과제가 종료되면 철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고속으로 달리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해야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는 지금, 어렵사리 마련된 연구환경과 시설을 지속적으로 활용해 본 연구 사업이 초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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