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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은 아래로 흐른다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13/10/30 [11:16]

[기자수첩] 물은 아래로 흐른다

김영도 기자 | 입력 : 2013/10/30 [11:16]
이번 국정감사에서 사회적 기업으로서 본질을 망각하고 있는 공기업들의 윤리 문제가 확대되면서 주위 시선들이 따갑다.
 
공기업들이 안고 있는 천문학적 부채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자녀들 학자금까지 무상으로 지원 받는 것도 모자라 퇴직자까지 각종 특혜를 제공받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운영이 좋아서 복리후생이 나아진다면 두 말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쌓여가는 부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국민들이 짊어져야 하는 짐을 더 생산해낸다는 것은 남의 돈으로 빚잔치 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국회의원도 공익을 위한 정치인들이지만 한 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관련 법안들을 마련하고, 정권이 바뀔 때면 매번 전리품처럼 공기업 수장 자리를 낙하산 인사들로 채우니 공기업들이 보고 들으며 배우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싶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일화처럼 옆으로 걷는 엄마 게가 아기 게에게 옆으로 걷지 말고 앞으로 똑바로 걸으라고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머리 위에 물을 부으면 머리와 몸을 타고 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도 그러한 과정 따위는 무시하고 결과만을 득달하는 것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 과정과 수단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을 정당화시켜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생산할 수 밖에 없다.

냄비 안에 물을 붓고 살아 있는 개구리 한 마리를 넣어둔 채로 천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끓는 물에 데어죽고 만다. 물의 온도가 서서히 변화되고 있지만 개구리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공기업 그리고 우리 사회가 주변의 변화를 의식하지 못하고 제대로 읽지 못하는 수동적인 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면 결국 모두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 보다는 절망감을 안겨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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