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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통 SRT 시승] 국내 최장 ‘율현터널’에 고속지하철 탄 기분

‘고속철 경쟁 시대’ 임박… 코레일·(주)SR 운임·서비스 경쟁 돌입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16/11/07 [14:57]

[내달 개통 SRT 시승] 국내 최장 ‘율현터널’에 고속지하철 탄 기분

‘고속철 경쟁 시대’ 임박… 코레일·(주)SR 운임·서비스 경쟁 돌입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6/11/07 [14:57]
▲ SRT 수서역 승강장 및 선로         © 조영관 기자

 

[국토매일-조영관 기자] 코레일의 독점으로 철옹성 같았던 고속철도 시장에 117년 만에 경쟁 시대가 도래했다. 수서고속철도(SRT)가 사업 추진 5년 만에 본격적인 시험 운행에 들어간 것이다. 수서~부산과 수서~목포 등 2개 노선을 운영하는 SRT는 총 31272억 원이 투입돼 지난 2011년 착공됐다.

 

내달 달 초 개통하는 SRT가 지난 1일부터 한 달 간 종합시험운행의 마지막 단계인 '영업 시운전'에 들어감에 따라 2일과 7일 공식 시승 행사를 가졌다. 영업 시운전은 열차 내 시설을 비롯해 안전과 서비스 등 종합적인 점검을 하는 마지막 과정이다.

 

SRT 시승을 위해 7일 찾은 수서역은 지하철 환승통로 연결공사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SRT 시발역인 수서역은 지하철 3호선·분당선 지하통로와 직접 연결돼 있다. 지하철에서 내려 SRT 승강장까지는 5분가량 소요됐다.

 

수서역을 출발한 SRT는 지제역까지 61.1km를18분 만에 주파했다. 수서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전체연장 61.1중 터널공사가 86%의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수서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52.3km의 대심도 터널인 율현터널은 대피가능통로 20개소를 갖췄다. 화재 등 재난 상황 시 최소 330초에서 20분대에 대피가 가능하다. 율현터널은 현재 대한민국 터널 중 가장 길고, 고속철도 터널로는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SRT는 수서역에서 출발해 동탄과 지제역을 거쳐 천안아산역과 지제역 사이 평택분기점에서 KTX가 다니는 경부 고속선으로 합류한다.

 

내달 초 SRT가 개통함에 따라 코레일과 SR은 요금·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SRT가 수서역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 13분으로 기존 KTX보다 8, 수서역에서 목포역까지는 2시간 7분으로 7분이 단축됐다.

 

비용도 수서~부산 52,600, 수서~목포 46,500원으로 KTX보다 평균 10%가량 낮게 책정됐다. 특히, 장거리할인 등 운임 산정방식에 따라 수서~동대구, 수서~광주송정 구간은 각각 37,400, 40,700원으로 기존 고속열차 대비 최대 14%까지 낮췄다. 정차역 할인, 홈페이지앱 등 온라인 구매 할인율 1%를 도입해 실제 이용객이 부담하는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 SRT 일반실 모습   ©조영관 기자

 

KTX와 달리 좌석마다 콘센트가 설치돼 있고, 앞뒤 간격과 폭이 넓은 것도 큰 장점이다. 그래서인지 SRT 좌석은 KTX와 비교해 다리를 뻗고 움직이는 데 한결 수월했다. 또한 KTX와 비교해 8배 빠른 무선인터넷과 승무원 호출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게 SRT 운영사인 SR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터널 등 진입 시 종종 인터넷이 끊기는 KTX와는 달리 SRT에서는 무선인터넷 끊김 현상이 없이 원활했다객실 당 AP포트를 2대씩 설치해 무선인터넷 용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SR은 향후 다양한 할인 상품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KTX에 비해 터널 구간이 길기 때문에 SRT를 이용하는 고객에 따라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또한 열차 여행의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승객이라면 판매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자판기만 설치돼 있어 아쉬움이 들 수도 있겠다.

 

코레일은 고객 이탈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코레일은 사당역과 KTX 광명역간 직통 셔틀버스를 향후 2~3개월 이내 운행할 것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셔틀버스는 출발지인 사당역에서 광명역까지 이동하는 데 약 15~20분이 소요돼, 광명역이 강남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KTX역으로 급부상하게 된다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코레일은 또 KTX 개통 13년 만에 전용역 개념을 폐지했다. 지금까지는 경부선 KTX는 서울역에서만, 호남선 KTX는 용산역에서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목적지와 상관없이 이용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서울역과 용산역 중 가까운 역에서 경부·호남 KTX를 모두 탈 수 있게 된다.

 

수서고속철 역사는 수도권 전철 등 연계교통망과 직접 연결해 이동 동선 최소화로 여객편의를 제공한다. 특히 동탄역은 국내 최초 고속철도 지하역사로 동탄신도시 동서 단절해소를 위해 경부고속도로 지하화와 연계되고 2021년 개통 예정인 삼성동탄 39.5구간을 운행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공동으로 사용된다.

 

▲ 동탄역에 설치된 스크린도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    ©조영관 기자

 

동탄역 승강장에는 지하철처럼 스크린도어(PSD)가 설치돼 있었다. 풍압과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은 풍압의 6.6배까지 견딜 수 있도록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지제역의 경우 기존 지하철 지제역과 직접 연결된다.

 

SRT는 당초 지난해 말 개통 예정이었지만 연약 지반 문제로 용인정거장 터널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올 8월 개통에서 12월 초로 늦춰졌다. 게다가 수서~동탄 구간 중 12.8km가 지진 위험이 있는 신갈단층으로 드러나면서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강영일 이사장은 서울역 중심의 고속철도 서비스가 수도권 동남부 지역에도 제공되기 때문에 명실상부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들게 된다철도 경쟁시대가 도래함으로써 민간 철도 사업자가 경영의 효율화를 통해 운임을 낮추거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철도 운송 업체에서 서비스와 경영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SRT 수서역 대합실 전경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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