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매일=이재성 경영학 박사] 민자사업의 실행은 입찰을 통해 자격을 갖춘 계약자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을까? 여기서 공개경쟁입찰(Open Competitive Bidding)과 제안형 사업자 선정(Privately Initiated Proposal)의 두 가지를 비교해 보자.
공개경쟁입찰은 여러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기술과 가격의 종합 평가를 통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적격업체(Preferred Bidder)로 선정하는 것이다. 제안형 사업자 선정은 입찰 과정과 평가 방식이 공개경쟁입찰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제안형 사업자 선정은 특정업체의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하는 수의계약 형태를 띈다는 점이다.
PPP Guide에서는 천재지변과 비상사태를 제외하고는 제안형 사업자 선정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인 고려 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공개경쟁입찰을 하려면 많은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유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 기업이 타국의 민자 사업 입찰에 참여한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Merit)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후속 프로젝트가 얼마나 있는지, 그 나라의 법률과 제도가 민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입찰 참여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해외 지사도 갖추어야 하고, 여러 가지 시장 조사 활동도 하여야 하는데, 앞으로 후속 프로젝트가 없다면 능력 있는 업체들에게는 입찰에 참여할 유인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의 유수한 업체들이 경비를 투자하면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는 유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입찰에 부치는 민자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가를 검토 하는 사업성 검토 즉 Feasibility Study가 제대로 이루어졌는가? 이것이 긍정적이라면, 그 다음으로는, 구조화 작업 즉 Financial Structuring과 Risk Structuring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를 보는 것이다.
앞 기사 14. '시장과 소통하기(Market Sounding)'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입찰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해당 프로젝트를 평가하여, 입찰 참여를 결정하고, 컨소시움 파트너를 찾고, Lender와도 Financing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가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발주국 정부의 조달 방식(Procurement Strategy)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검토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경쟁입찰 방식은 다섯 가지 정도가 있다. 이 다섯 가지 방식은, 근본적으로 발주처가 입찰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평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영국, 호주 등여러 나라에서 많은 적용 사례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조달 방식의 선택은 민자 사업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PPP Guide는 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간 제안형을 포함한 기타의 조달 방식은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
첫째, 부패(Corruption)의 개입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충실한 사업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거나,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자료를 변조하거나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암암리에 한다면, 일반 국민들은 정부 공직자들로부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공개경쟁입찰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이들의 시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 금융시장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기 어렵다. Lender의 최대의 관심은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공개경쟁입찰에 참가한다는 것은, 사업의 리스크를 충분히 평가해 원리금 상환은 물론 투자자인 주주까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해 보일 때, 뛰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민간 제안형 사업 방식에서는, Financing을 제공할 금융기관을 찾는 것이 아주 어려울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보아야 한다.
셋째, 제안형 민자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국제 민자사업 시장에서 외면을 당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발주국 정부가 해당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건설하여, 운영할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국가 비상사태나 천재지변인 경우는 예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민간 제안형 사업 방식은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업이 실패할 확률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해외 민자사업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은 오늘의 주제를 반드시 새기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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