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상황 보며 이주대책 마련"추진 가능성 큰 분당 이주주택, LH 사옥 등 오리역세권에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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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재건축을 진행할 선도지구 발표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선도지구로 지정되더라도 재건축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곳이 얼마나 될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분당을 제외한 다른 1기 신도시는 분담금 탓에 재건축 사업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추진 가능성이 높은 분당 선도지구 재건축과 관련해선 LH 오리사옥, 성남농수산종합유통센터 부지 등 지하철 신분당선 오리역 역세권에 이주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분당 재건축은 확실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지역은 분담금이 어느 정도 나올지가 핵심 요소"라며 "선도지구라고 하니 여러 단지가 손을 들었는데, 정상적으로 (재건축이) 굴러갈 곳이 얼마나 될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분담금에 따라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이 굉장히 제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며, 이주 대책도 이를 고려해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부동산 공약 설계에 참여했으며, 2022년 11월 LH 사장으로 취임했다.
정부가 2027년 착공, 2030년 첫입주를 목표로 특별법까지 만들어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하 기관장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이 사장은 분당 이주대책에 대해선 "최근 성남시장과 협의해 선도지구 이주주택으로 오리역 인근 LH 사옥과 그 옆 하나로마트(성남농수산종합유통센터), 법원 부지 등 유휴 부지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리사옥은 LH가 14년간 매각을 시도했지만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 업무시설로 제한돼 있어 팔리지 않고 있는 곳이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용도를 바꾸면 이주주택 상당 부분을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성남시는 분당 재건축과 함께 오리역 일대에 '제4 테크노밸리'를 조성, 판교와 연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지 용도와 용적률, 건폐율을 지방자치단체가 자유롭게 정하는 '한국형 화이트존'으로 개발할 계획인데, 여기에 짓는 주택을 재건축 이주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성남은 도심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 물량이 많아 이 주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일산의 경우 3기 신도시 고양창릉에 지어지는 아파트를, 산본은 인근 준공업지역을 활용해 이주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기 신도시의 경우 내년 1월 고양창릉, 2월 하남교산, 3월 부천대장, 5월 남양주왕숙에서 차례로 분양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내년 3기 신도시 연간 분양 물량은 8천가구다.
올해 LH의 주택 공급 실적에 대해선 '5만가구 착공, 10만5천가구 사업승인'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신축 매입임대주택 5만가구 공급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 접수된 매입임대주택 매입 신청 건수는 17만가구이며, 7만가구 가까운 물량이 심의를 통과했다"며 "심의 통과 업체와 약정을 하면 올해 5만가구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LH의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어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 비율이 90%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매입임대 1가구를 매입할 때마다 LH 자체 자금이 1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며 "현재 매입 비용에서 정부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라고 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대해서는 "반도체는 시간 싸움"이라며 "과거 산업단지 조성에는 7년 정도가 소요됐으나, 3년 6개월로 앞당겨 진행하고 있으며 이 기간 안에 충분히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내년 중 최대 1만5천가구의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한다.
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해 경매 차익으로 피해자 임대료를 지원하도록 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이 이달 11일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내년 예산안에는 7천500가구 매입 예산이 반영됐으며, 필요한 경우 추가 예산을 투입한다.
이 사장은 향후 LH가 공급하는 아파트 10% 이상에 '힐스테이트', '래미안' 같은 상위 브랜드를 붙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사장은 "연간 LH 공급 물량 5만가구 중 5천가구 이상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가 붙는 것"이라며 "공공주택이 서자 취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들어가서 살고 싶은 명품주택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 신규택지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로봇을 활용한 토지대장 자동 발급, 드론 영상 촬영 등으로 토지 보상 착수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