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칼럼] 민자사업 해외 전략적 과제㉜-리스크 관리의 내재화이재성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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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년 전만 하드라도 태풍이 불면, 과수원에서는 그 해 농사를 망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농가에서도, 자연재해에 의한 손실을 고려하여, 재해손실에 관한 보험 가입을 실행하는 농가가 많아졌다. 리스크관리 이론을 먼저 배워서, 자신의 돈을 들여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 바로 리스크관리라고 할 수 있다. 비유로 말하자면, 인간은 살아가면서 질병에 걸리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찾은 것이 바로 의학, 특히 예방의학의 발전을 가져 온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람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기에, 건강관리에 관한 많은 지식을 개발하고, 하루도 쉬지 않고, 새로운 이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리스크도 마찬가지이다. 사업에서 리스크가 없는 사업은 없다. 큰 돈을 들여서 건설한 공장이, 큰 화재의 발생으로 한 순간에 잿더미가 된다거나, 잘 돌아가던 공장이 경기의 후퇴로 판로가 막혀, 재고가 쌓여 부도를 내는 등 리스크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이다. 그러면 대안은 없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추구가 바로 리스크관리(Management of Risk)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리스크관리는 자신의 존재를 유지, 발전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으로 내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들이 자동차를 사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조직(기업)은 조직의 사업을 기획, 실행, 통제하는 데 있어, 리스크관리에 대한 원칙(Principles)과 절차(Procedure)를 세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물론, 각자의 책임과 권한도 이에 상응하여 제정하여 실행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공로는 상사에게, 책임은 부하에게”와 같은 조직문화는 리스크관리와 가장 거리가 먼 최악의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이다.
한 가지만 부언하자면, 기업은 기업 차원의 리스크 원칙을 먼저 선언하고, 각 사업부는 그 사업에 맞는 실천적 원칙을 제정하면서, 세부적인 절차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전사적인 리스크관리의 대원칙이 있으면서, 각 사업부의 특성을 고려한 세부 원칙과 절차가 제정되어, 매일 매일의 기업 의사결정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해외 민자 사업에 진출하고자 할 때, 꼭 챙겨보아야 할 필수 항목 중의 하나가 발주국 정부 또는 발주기관이 리스크관리 원칙과 절차를 제정하여, 실천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 베트남 건설시장의 경우, 베트남 정부가 발주기관으로서, 당연히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리스크 사항을 방치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함으로서, 한국기업들이 고전한다는 뉴스를 여러 번 본 적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베트남 정부기관의 리스크관리 정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사전 검토가 부실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하고자 하는 사항이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리스크를 거론하는 사람에 대한 동료 및 상사들의 태도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상기 베트남 정부 프로젝트의 경우, 영업팀장이 사업본부장에게, 베트남 정부의 리스크 정책 부재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만약 이러한 관심사항을 경청하지 않거나, 그런 것 저런 것 다 따지고, 언제 수주하느냐고 코멘트를 날렸다면,
1. 그 회사는 기업 차원에서 리스크관리 원칙이 제정된 적이 없거나, 원칙은 있어도, 사문화되어 있는 경우,
2. 사업본부장이 사규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수주 하려고 하는 경우,
3. 사업본부장은 개인의 승진이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의 영달을 회사의 이익 유지에 우선시키는 경우,
4. 아니면, 경영자로서 리스크관리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회사 경영진들은, 기업의 발전에 리스크관리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만큼 경영 실패 요인이 증가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업 자체의 리스크관리보다는, 정권의 힘을 빌려, 기업 경영을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도, 경영자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