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하철교통카드 충전기 100원 짜리는 쓰레기 취급충전단위 1000원부터, 2009년부터 '0'이 없는 발매기 전국에 도입[국토매일=김승섭 기자] 100원 짜리의 효용가치를 누가, 이렇게 형편없게 생각하도록 만들었을까?.
우리가 흔히 지하철을 이용할 때 교통카드충전기기를 사용하면 1000원, 2000원, 5000원, 1만원 식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통상 그것이 당연한줄 알고 있었는데, 만약 내가 A역에서 탑승해 B목적지까지 갈 경우 1500원이 든다고 치자. 그런데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았던 C씨는 교통카드 잔액(500원)에서 1000원을 충전한 뒤 목적지 까지는 무사히 도착했다.
문제는 그 다음 부터였다. 구간 요금이 더해져 400원이 교통카드에 더 있어야 하차 처리가 되는 상황. 그래서 100원짜리 4개를 들고 아무리 충전을 하려해도 되지 않았다. 100원, 200원만 더 충전하면 그만인데 1000원짜리 지폐가 꼭 필요한 것이다.
1000원 부터가 기본 충전 요금이었기 때문에 400원을 충전할 수 없었다.
C씨는 충전이 되지 않을 경우, B목적지에서 집에까지 가는 버스를 환승할 수 없었고, 고심 끝에 역무원에게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 "버스를 갈아타는 것은 집까지 두정거장만 걸어가면 그만이니 하차처리를 해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답은 "원칙상 우리도 방법이 없다"였다.
결국 C씨는 "내게 600원이 있으니 400원만 빌려달라"고 했고, 역무원은 고심 끝에 1000원을 충전해 준 뒤 "다음날 역무실에 갚아주세요"라고 했다.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누가 교통카드 충전기를 1000원 지폐 단위부터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지, 언제부터 도입됐고, 왜 그랬는지 여부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도 몰랐다.
물론, 서울교통공사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서울을 비롯한 대전, 부산, 코레일 등 지하철과 철도가 깔린 곳은 모두 이 같은 교통카드 충전방식이 도입돼 있다. 다만 이런 문제에 대해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을 뿐.
단지 호주머니에 400~600원을 가진 것이 전부였던 C씨와 같은 이들은 그 어디에도 호소할 길은 없었다.
'국토매일' 취재 결과 이런 방식(0이라는 숫자가 없는)의 교통카드 충전기는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있는 에이텍모빌리티라는 곳에서 만들었고, 지난 2009년 5월 발매기를 도입해 전국 지하철에 깔렸다고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알려줬다.
수차례 발매기를 만든 사측의 사정을 듣기 위해 문의를 했으나, "홍보팀의 전화번호는 알려줄 수 없으며, 대표이메일로 문의사항을 보내주면 전달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어야했다. '단지 왜 이렇게 발매기를 만들었는지만 알면 되고, 향후 개선사항이 있는지를 묻기 위해 한마디만 들으면 된다'고 했지만 답변은 역시 마찬가지 였다.
'빈자일등(貧者一燈·가진 것 없는 사람이 베푸는 값진 선행)'이라는 말이 있다. 당신들이 교통카드 충전기에서 조차 무시하는 그 동전들로 '천사'라는 찬사를 받으며 남을 돕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국토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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