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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선거판에 건설 산업이 없다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최한민 기자 | 기사입력 2021/11/15 [19:25]

[칼럼]선거판에 건설 산업이 없다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최한민 기자 | 입력 : 2021/11/15 [19:25]

▲ 전병수 논설위원     ©국토매일

[국토매일=전병수 논설위원]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내년 3월 9일 실시된다. 남은 기간이 4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선거판의 대결구도도 짜여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당적을 가지고 출마를 확정했다. 여기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몇몇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예정이다. 유력 후보들이 일찌감치 자당의 예선전을 통과하고 이미 사실상의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유권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각 분야에 대한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장밋빛 일색이다. 또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해법은 서로 다르게 내놓는다. 그러면서 공약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부동산 분야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실상 공약은 국민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후보자에게 유리하게끔 가공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각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부동산 정책과 도로, 철도건설 등 건설사업은 넘치는데 정작 건설 산업에 대한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부동산 정책이 마치 건설 산업 전체인 양 홍보하고 있다. 이러니 건설 산업의 미래를 제시한 공약을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건설 산업과 부동산은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 사전 상의 건설 산업이란 건설업과 건설용역업을 가리킨다. 흙이나 돌, 목재 및 철재와 기타 재료를 사용해 주택이나 학교 등 건축물을 건설하거나 도로, 철도, 항만, 교량, 상하수도 등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산업을 통틀어 건설 산업이라고 한다.

 

반면 부동산의 정의는 간단하다. 이동시킬 수 없는 재산을 말한다. 토지나 건물, 나무 등이다. 건설 산업의 한 분야일 뿐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아파트와 같은 주택이 부동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남 대장동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주택은 이미 국민의 역린이 되었다. 잘못 건드리면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후보들 공약의 공통점은 건설 산업과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혼재돼 있어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유는 건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알면서도 굳이 외면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둘 다 문제다. 전자의 경우 후보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속성으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 산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좋은 정책이 나올 수가 없다. 잦은 정책 실책으로 혼선만 야기할 뿐이다.

 

후자의 경우 치명적이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이유는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 산업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가 후보자의 선거에 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건설 산업과 종사자들을 나쁜 산업과 나쁜 사람들이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공격하는 것이 득표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건설업계는 이미 이런 공격을 여러 차례 받았다.

 

‘한국의 건설 산업을 세계가 인정하는 ‘K-건설’로 성장시키겠다‘, ’해외건설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건설강국을 만들겠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건설에 접목해 달나라 우주기지를 건설하겠다’, ‘스마트 도시, 스마트 주택 등을 통해 한국을 스마트 건설의 원조로 육성하겠다’는 등 미래 지향적이고 담대한 공약이 나온다면 어떨까. 지나친 기대일 것이다.

 

누가 뭐래도 건설 산업은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작년 기준 건설투자액이 293조 원에 달하고 GDP에 차지하는 비중도 15.2%에 이른다. 순수 건설업 종사자도 약 200만 명으로 4인 가족으로 환산하면 800만 명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건설 산업의 미래라는 생산적인 담론을 담아내는 후보를 만날 수가 없다.

 

물론 여기에는 건설 산업과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우리 건설인들의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과거의 담합, 부실시공, 안전사고 등 크고 작은 과오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지난 세기 이역만리 열사의 나라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며 보릿고개를 끊어내고, 선진국 진입의 토대를 만들어 낸 찬란한 실적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선거는 반복되지만 건설 산업을 바라보는 정치인의 시각은 수정되지 않는다. 장미꽃으로 장식된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아직도 이 나라에서는 국민 노릇하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이 ‘노가다’ 노릇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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