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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유령어업 방지하고 수산자원 보호하는 생분해 그물 개발

박수봉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공학과 박사

이형근 기자 | 기사입력 2021/11/15 [13:44]

[전문가기고] 유령어업 방지하고 수산자원 보호하는 생분해 그물 개발

박수봉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공학과 박사

이형근 기자 | 입력 : 2021/11/15 [13:44]

▲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공학과 박수봉 박사  © 국토매일

[국토매일=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과 박수봉 박사] 플라스틱 용품은 우리 생활에 흔히 사용된다.

바다에서 어업활동에 사용되는 각종 어구와 부표 등도 플라스틱 재질로 된 것이 대부분이며 사용 중 유실되거나 버려지기도 한다.

연간 연근해어업 및 양식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구의 양은 약 9만 6000 톤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5%에 해당하는 2만 4000 톤의 어구가 수거되지 못하고 바다 속에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18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렇게 바다에 버려진 어구는 파도에 연안으로 밀려와 바다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의 서식장 훼손, 수질 오염 등 해양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

더욱이 유령어업(Ghost Fishing)을 발생시켜 수산자원을 고갈시키는 등 여러모로 해를 끼친다.

생소한 말이지만 유령어업이란 바다에 유실되거나 버려진 그물에도 물고기가 걸리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걸린 물고기가 죽게 되며 그 물고기가 미끼가 되어 다시 더 많은 다른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서 죽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유령어업은 그물이 그 기능을 다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므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도 1960년대부터 이러한 유령어업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유령어업으로 인한 수산업 피해(2018년 기준)를 살펴보면 어획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연간 약 9만 5000 톤의 수산자원이 버려진 그물에 걸려 죽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800억 원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해양포유류와 바닷새 등 기타 생물이 버려진 어구에 걸려 죽거나 항해하는 배의 추진기가 버려진 그물에 걸려 좌초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립수산과학원은 2002년부터 어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생분해 그물 개발을 추진하였고, 2005년에는 세계 최초로 PBS(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 원료를 이용하여 생분해 그물을 개발하였다.

생분해 그물은 말 그대로 일정기간 동안 바다 속에 방치되면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그물을 말한다. 즉, 박테리아, 균, 곰팡이 및 조류 등 자연계의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된다.

개발된 생분해 그물은 관련 업계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화에 성공하였고, 2007년부터 정부의 ‘친환경 어구 보급사업’을 통해 어업현장에 보급되고 있다.

그간 생분해 그물 개발, 생분해 그물의 어획성능 시험 및 분석, 생분해 그물의 성능인증 등 생분해 그물의 보급을 통한 해양생태계 보존과 수산자원보호에 노력한 결과, 지금까지 총 24종의 생분해 어구가 개발되어 그 중 대게용 자망을 비롯한 10종이 현장에 보급되어 있다.

가장 가시적 성과를 올리고 있는 사례는 경북 울진군과 영덕군에서 시행되고 있는 생분해 대게 그물의 보급사업이다.

중앙정부, 지자체, 어업인 단체가 마음을 모아 해양환경보호 및 수산자원관리를 위하여 생분해 그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생분해 그물은 바다에 유실되더라도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수 년(나일론 그물의 경우 50년에서 수백 년)만에 완전히 분해되게 된다.


그러나 처음 개발하였던 생분해 그물은 유연성이 낮아 꽃게, 참조기 등 특정한 어종에게서는 기존에 사용하였던 나일론 그물을 사용할 때에 비해 어획량이 약 5~10% 적었다. 또한 강도도 약하여 조업 중 그물이 찢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 보급에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앞에서 열거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생분해 그물보다 강도, 유연성, 어획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2016년부터 추진하였다.

이 연구에는 대학, 어업인, 기업체 등이 함께 참여하여 그물의 품질향상, 어획성능시험, 신제품 생산공정 마련 등 각자의 역할을 맡아 노력했으며, 2020년 초 드디어 새로운 원료(PBEAS)를 기반으로 하는 생분해 그물 개발에 성공하였다.

새로 개발된 생분해 그물은 기존의 생분해 그물에 비해 강도는 10%, 유연성은 20% 향상되었으며, 실지로 개발한 그물을 이용하여 꽃게, 참조기를 대상으로 어획시험을 한 결과, 이전에 사용하였던 나일론 그물과 동등한 어획성능을 나타내었다.

이로써 처음으로 생분해 그물의 어획성능에 대한 불신을 완전 해소할 수 있는 그물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이 의미는 앞으로의 생분해 그물의 원활한 보급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는 것이기도 했다.


새로 개발한 생분해 그물은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 노력에 힘입어 올해부터 신속히 보급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생분해 그물 보급을 추진해 왔으나, 매년 배정된 예산의 약 60% 정도만 집행되는 등 현장보급에 어려움이 많았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과 매우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생분해 그물의 보급에 걸림돌이 되었던 어획성능과 내구성 등이 해결되었고 어업인과 함께 추진한 생분해 그물의 어획성능시험에서 나일론 그물과 동등한 어획성능을 나타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기대로는 올해 배정된 보급 예산의 90% 이상이 집행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생분해 그물이 정말 분해가 잘될까하고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생분해 그물이라 하여도 그 분해가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므로 분해과정을 직접 본 일이 없으니 그러한 의구심을 갖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정작 생분해 그물 개발에 참여했거나 그 원료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생분해 그물의 자연적인 분해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이미 생분해 어구의 개발 초기부터 그물의 생분해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동·서·남해 등 우리나라 연안에서 그 분해성 실험을 실시하여 이를 확인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도 새로운 원료나 그물실이 개발되면 관련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분해 그물을 사용하는 현장의 어업인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물의 강도가 약해져 쉽게 끊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확인하고 있다.


생분해 그물 보급에 마지막 남은 고비는 가격이다. 아무리 환경친화적 그물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나일론 그물과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구입할 어업인은 없다. 또한 정부에서도 계속해서 보조금을 지원할 수도 없다.

현재 생분해 그물의 가격이 나일론 그물에 비해 비싼 것은 생분해 그물의 생산량이 적고 이에 따라 부수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분해 그물의 생산량이 나일론 그물만큼 많아지면 점차적으로 생분해 그물의 가격이 저렴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생분해 그물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어업인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끝으로 생분해 그물이 어업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해양환경과 수산자원보호를 위한 큰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된다면 관련 연구자로서 더할 나위없는 큰 보람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정부와 어업인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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