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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산대교의 본질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0/07 [11:50]

[칼럼]일산대교의 본질

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전병수 논설위원 | 입력 : 2021/10/07 [11:50]

▲ 전병수 논설위원     ©국토매일

국토매일=전병수 본지 논설위원] 한강에는 모두 27개의 자동차용 교량이 남과 북을 연결하고 있다. 일산대교도 이 중의 하나다. 경기도 고양시 법곳동 이산포 IC와 김포시 걸포동 걸포 IC를 이어주고 있다. 왕복 6차로에 길이는 1.84㎞다. 지난 2008년 개통됐다. 그러나 일산대교는 나머지 한강 교량과는 달리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는다. 

 

일산대교가 통행료를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교량이 민자사업으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5개 민간업체가 참여했다. 사업비는 2200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사업은 수익형 민자사업, 즉 BTO( Build-Transfer-Operation) 방식이 적용됐다. 다시 말하면 대림산업 등 민자사업자가 자본을 투입해 교량을 건설한 다음 소유권을 경기도에 넘기는 대신 30년 동안 통행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국민연금이 일산대교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교량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논란이 아니라 특정 진영 정치인들의 공격 타깃이 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하영 김포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난 3일 일산대교 톨게이트 현장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일산대교 무료화를 선언했다. 김포시장, 고양시장, 파주시장이 참여한 것은 교량의 주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관내 주민들이란 이유에서다.

 

이들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가 도민의 기본통행권이라는데 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통행료를 지불하는 것은 나머지 한강 교량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산대교를 공익처분해 도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일산대교 이용자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다. 더구나 일산대교를 이용해 매일 출퇴근하는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사실 일산대교의 통행료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1200원이다. 1㎞당 652원인 셈이다. 1㎞당 67원에 불과한 서울춘천고속도로에 비하면 거의 10배다. 출퇴근자의 경우 하루 통행료만 24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부담이 가는 금액이다.

 

논란의 구조를 보면 포퓰리즘이 끼어들기 딱 좋게 돼있다. ‘매일매일 통행료를 지불하는 주민들이 교통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니 이 불합리한 현실을 해결해주겠다’고 하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치인이 얻는 정치적 이익과 이용자들이 가져가는 현실적 이익이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정치인들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국민연금을 향해 거친 발언들을 쏟아냈다. ‘과도한 통행료 징수’ ‘고리 악덕 사채업자’ 등의 용어를 써가며 이용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국민연금은 악덕 사채업자요, 연금 가입자는 ‘악덕 전주’이며, 교량 이용자들은 악덕 사채업자의 호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산대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일산대교는 말 그대로 민자 사업의 산물이다. 공공의 재원 부족으로 관련법과 절차에 따라 민간업체들이 자본을 투자해 건설한 사회자본이다. 경제성이 낮거나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공공이 실시할 수 없는 사업에 민간자본이 참여한 것이다. 따라서 교량 건설에 참여한 민간기업들은 일정 기간의 운영권과 최소 운영수입 보장권 등을 확보해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통행료가 비싸다면 중재와 협의를 통해 낮추는 등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아니면 정당한 가격을 주고 운영권을 넘겨받으면 된다. 정치적인 공격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에 의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다리를 지은 것 아닌가. 막상 목적을 달성해놓고 보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가. 

 

만약 일산대교가 공익처분이 된다면 민자 시장에 아주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된다. 앞으로 선거 때만 되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정치인이 등장할 것이다. 

 

표가 되는 일이라면 지옥불도 마다하지 않는 무리가 정치인들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어떤 민간기업이 민자사업에 뛰어들겠는가. 일산대교는 정치게임의 말이 아니다. 정치목적을 위해 쓰는 도구가 아니란 말이다. 그냥 민자 사업으로 건설된 교량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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