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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 정지...관제-객실 안내방송 불통?

김포시, 차량 TCMS 오류→전원공급중단→관제서 방송송출 안돼
'기동정지'상태 "출입문·통신·비상조명 작동돼야"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12/22 [18:48]

김포도시철도 정지...관제-객실 안내방송 불통?

김포시, 차량 TCMS 오류→전원공급중단→관제서 방송송출 안돼
'기동정지'상태 "출입문·통신·비상조명 작동돼야"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12/22 [18:48]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김포골드라인 차량 장애로 인한 사고 조치 과정을 두고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장애 발생 당시 차량 내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안내 방송이 송출되지 않은 것은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오후 6시 32분께 김포공항역을 출발해 고촌역으로 이동하던 김포골드라인 차량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비상정지했다. 김포골드라인은 장애 발생 후 3시간이 지난 오후 9시 50분께 운영종사자의 현장 조치의 운행을 재개했다. 

 

당시 탑승하고 있었던 승객들이 제기하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은 '초동대처'였다. 갑자기 열차가 멈췄는데 제대로 된 안내방송조차 없었고 열차안전원(승무원)이 탑승하지 않은 채 정전상태로 불안에 떨어야 했다는 것이다. 

 

김포시측에 따르면 안내방송은 장애가 발생한 열차를 빼고 나머지 차량과 역사 등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해 상황을 알렸다.

 

▲ 김포골드라인 차량기지 모습(사진=김포시)  © 국토매일

 

◆ 열차안전원,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퐁당퐁당' 배치

 

김포골드라인측은 사고 발생 후 1시간이 지나서야 장애가 발생한 선행열차와 뒤따라오던 열차 2대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을 하차시켜 대피시켰다. 승객들은 선로 가운데 설치된 대피로를 따라 약 2km 떨어진 고촌역이나 터널 중간에 설치한 비상대피구역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열차 장애 원인은 차량의 열차종합제어장치(TCMS) 오류로 추정된다"며 "장애열차는 사고 당시 열차안전원이 탑승하지 않은 차량으로 후속열차에 탑승한 열차안전원이 현장에 투입돼 초동조치를 실시했으나, 장애조치가 해결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승객 대피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장애열차에 열차안전원이 탑승하고 있지 않은 것과 관련해 김포시는 "코로나19 2.5단계 상향 이후 김포골드라인운영(주)는 철도 종사자로 인한 감염병 확산해 대비해 모든 열차에 탑승했던 열차안전원을 격변제로 탑승시켜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선행열차에 안전원이 탑승하지 않았다면 후행열차에 안전원이 탑승하고 있는 이른바 '퐁당퐁당' 방식으로 배치한 것이다. 김포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례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열차안전원 운영계획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 정하영 김포시장이 22일 브리핑을 통해 김포골드라인 장애 발생 건과 관련,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 국토매일

 

◆ TCMS 문제 생겨 전원 공급 안됐더라도..."관제-객실 방송송출 불능? 이해안가"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무인운전으로 운영되는 김포골드라인이 이례상황에서 관제센터에서 장애열차로 비상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운행되는 열차의 경우 장애·고장 등 문제가 생기면 기본적으로 차량이 비상정지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것이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며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장애가 발생한 열차도 비상정지해 인명사고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김포시는 브리핑에서 "TCMS가 고장나면 해당 차량은 전원 공급이 되지 않아 수동운전은 물론 안내방송까지 모든 시스템 작동이 상실되기에 차량 정차 직후 승객에게 충분히 상황 설명을 할 수 없었다"며  "앞으도는 전원 공급이 불가해도 안내방송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검토를 거쳐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부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은 김포시의 이와 같은 해명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모 기관 관계자는 "면밀하게 이번 장애 원인을 조사해봐야겠지만 만약 김포시의 브리핑대로 TCMS 고장으로 인해 이른바 '기동정지' 상태가 됐을 때 관제-객실 간 방송송출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면 상황을 전파할 수 없는 구조인데, 안전 확보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TCMS가 고장이 나던, 다른 원인이던 차량에 이례상황이 발생해 전원 공급이 안되더라도 축전지 등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를 활용해 비상전원을 구동시키고 안전 확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는 구동할 수 있도록 열차를 설계할텐데 김포시의 설명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업계서도 "국내 경전철 중 가장 최근에 건설·개통한 타 경전철에서도 '기동정지'상태일지언정 비상전원으로 관제-객실 간 안내방송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데 김포골드라인에서는 왜 방송을 할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본지가 김포골드라인과 유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모 경전철 운영사에게 확인해보니 "(물론 모든 김포와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가 운영하는 경전철은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전원 공급이 안되는 등 이례상황이 발생해도 출입문개폐, 통신장치, 비상조명 등은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실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비상상황을 가정해 점검해보니 3시간 정도 비상전원으로 차량 내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가동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 차량 관련 업체는 "김포골드라인의 경우도 이번과 같은 TCMS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관제-객실 간 방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 지난해 9월 김포골드라인 개통 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는 김하영 김포시장(사진=김포시)  © 국토매일

 

◆ 장애 원인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무인운전시스템 관리, 매뉴얼 점검 철저해야"

 

모 기관 종사자는 "기술적·시스템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관리가 부실하거나, 매뉴얼 미숙 등으로 안일하게 대처해 화를 키우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김포골드라인 열차 장애도 승객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제기한 '초동대처'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방송장치'가 김포시 설명대로 시스템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인지, 아니면 제대로 작동안한건지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은 장애가 발생한 열차를 차량기지로 이동조치한 후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포시는 "이번 사고의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추후 동일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승객 안전관리 및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며,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도 재점검해 사고 유사시 체계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철도경제신문(2020.12.22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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