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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철도고속화·네트워크” 기본계획 수립에 방점

'2020 철도의 날' 철탑산업훈장 수상 / 태조엔지니어링 김재복 부사장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7/06 [15:54]

[파워인터뷰] “철도고속화·네트워크” 기본계획 수립에 방점

'2020 철도의 날' 철탑산업훈장 수상 / 태조엔지니어링 김재복 부사장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7/06 [15:54]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태조엔지니어링 김재복 부사장(53)은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 철도의 날 정부포상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1990년 6월 처음 철도와 인연을 맺은 김 부사장은 주로 철도 계획 분야에서 활동했다. 

 

29년 동안 경부·호남고속철도를 비롯해 중앙선, 경춘선, 동해선, 경강선 등 국내 대부분 간선철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참여했고 최근에는 GTX 기본계획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등 굵직굵직한 철도 정책 수립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본지가 태조엔지니어링 김재복 부사장을 만나 수상 소감과 감회를 들어봤다.

 

▲ '2020 철도의 날'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한 태조엔지니어링 김재복 부사장  © 국토매일

 

= 철도분야에서 지금까지 어떤 일을 주로 했는지?

 

철도 계획을 수립하고 기본설계를 짜는 일에 매진해왔다. 경부고속철도 설계에서는 당시 교통연구원과 철도기술협력회 등과 함께 사전 기술조사 등을 통해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시스템 중 어떤 것이 한국에 적합한지 최적안을 도출하고 노선과 선형의 설정 및 정거장 위치 등을 설정하는데 주력했다.

 

호남고속철도에서는 경부고속철도 설계·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철도공단에서 추진한 설계지침의 일부분을 집필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속 300km/h급의 고속선을 건설하는 경험을 갖게 된 것이 경부고속선이라면 호남고속선은 한국 실정에 맞게 각종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다 안정적으로 고속선 건설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014년부터 6년째 GTX-A 및 B·C노선에 대한 기본계획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노선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수요예측을 세밀하게 진행하고 기존선을 활용하는 아이디어 등을 기본계획에 반영해 최대한 공사가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토목·차량·궤도·신호·통신 등 모든 기술 간 인터페이스가 서로 문제없도록 설계가 이루어진 것도 큰 보람이다. 

 

철도계획에 있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해당 사업이 실제로 착공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선배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후배들의 노력 덕분에 이뤄낸 것이지만 하마터먼 좌초될 뻔했던 많은 철도 노선이 삽을 뜰 때마다 철도산업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 고속선 설계에 있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호남고속철도 설계가 기억에 남는다. 경부고속철도에서는 외국의 기술을 그대로 들여오다 보니 한국 실정에 맞게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에서는 경부고속선 시공·운영 경험을 가지고 보다 경제적인 계획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복선 노반에서 상선과 하선의 거리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부고속선은 5m 간격을 유지하지만 호남고속선은 최종적으로 4.8m로 결정됐다. 0.2m만 줄여도 터널·교량·노반 등의 시공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호남고속선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속선 설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립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철도기술연구원 등 관련 기관에서 공기역학 시물레이션을 통해 차량 운행 및 안전에 지장이 없는지 연구하고, 이러한 기준들을 모을 수 있었다. 이후 수서-평택선 등은 상·하선 간격을 4.5m로 더욱 줄여 설계할 수 있게 됐다. 호남고속선이 기본 모델이 되어 이후 강릉선뿐만 아니라 서해선 등 준고속급 이상의 주요 간선철도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 철도 설계분야가 해외 철도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필요한 전략은?

 

한국에서는 시속 300km/h 이상의 고속선을 도입한 이후 150km/h 이하의 일반선과 양분화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 150~300km/h의 ‘준고속’ 개념이 전무했다. 하지만 해당 구간의 수요와 경제성에 맞게 노선별 최고 속도를 조정해 최적의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2005년 즈음 알제리에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알제리의 철도인프라는 열악했는데 속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알제리가 원하는 최적 속도는  200~200km/h 수준이었다. 철도 인프라가 부족한 알제리도 준고속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이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는데 기술과 운영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준고속 개념이 없었다. 관계기관에도 이러한 사실들을 수차례 전달한 적이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200~250km/h급으로 주요 간선철도를 개량하거나 신선을 건설하고 있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설계분야에 있어서도 해외사업은 리스크 요인이 많고, 세부 분야별 전문 기술진들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업체가 단독으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여러 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우 전기·신호·통신 등 기술자 Pool이 두텁치 못하기 때문에 무작정 경쟁하는 것보다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야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국내 기술자들을 양성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 향후 철도 건설 및 운영에 있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리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철도의 패러다임은 이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것이 ‘네트워크’ 개념이다. 이는 간선철도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GTX를 건설하는 이유도 기존의 철도가 가진 장점인 대량수송과 정시성을 기반으로 속도(고속)·네트워크를 덧입히는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후배들도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트렌트에 맞게 철도 기본계획 및 설계를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료들과 함께 그려 나간 철도라는 그림이 어느 순간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을 볼 때 그 뿌듯함은 이뤄 말할 수 없다. 국가 기반 SOC인 철도산업에 일조한다는 사명감과 열정을 가지고 일해주기를 바란다.  

 

= 김재복 부사장은?

 

△1966년생 △1989년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 졸업 △2020년 우송대학교 대학원 철도시스템공학 박사 취득 △한국철도시설공단 KR기준전문위원회 위원·국토부 서울지방청 기술자문위원·광주광역시 건설자문위원 역임 

 

△現 태조엔지니어링 철도사업부 부사장 △現 국가건설기준센터 건설기준위원회·한국철도시설공단 기술자문위원회·한국철도학회 기준위원회 위원


※ 본 기사는 철도경제신문(2020.7.6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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