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심층] 서울 4호선 210량 발주, 차량제작사 '일단 지켜보기'

최근 5년간 전동차 구매 발주 대거 몰려..."저가 수주 없을 것"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2/19 [17:54]

[심층] 서울 4호선 210량 발주, 차량제작사 '일단 지켜보기'

최근 5년간 전동차 구매 발주 대거 몰려..."저가 수주 없을 것"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2/19 [17:54]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서울교통공사에서 올해 3월경 4호선 신조 전동차 210량 발주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입찰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내구 연한이 도래한 노후 차량을 대체하기 위한 신차 도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미 2, 3호선 등은 신차 도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5, 7호선 등의 경우 노선 연장에 따른 차량 추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순차적으로 발주를 마친 상태이다.

 

올해에는 이미 발주를 마치고 제작 중인 2호선 124량, 3호선 80량, 5호선 32량에 대한 신차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4호선의 경우 차량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차 발주가 이루어지지 않다가 금년도에 처음 발주가 이루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기적으로 현재 차량제작 3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신차 발주가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먼저 현대로템의 경우 경영실적 악화가 문제이다. 지난해 우유철 부회장이 사임하고, 이용배 사장이 취임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후문이다.

 

이용배 사장은 그룹 내부에서도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이 사장을 선임한 이유도 현대로템의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의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도분야의 경우 수주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손댈 수 없겠지만 플랜트 부문의 경우 신규 수주 감소 등 미래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인해 우선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 현대로템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3일(월) 싱가포르 주롱지역선 전동차 186량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주롱지역선 전동차 조감도(=출처:현대로템홈페이지)  © 국토매일

 

회사의 수익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철도분야가 가진 사업적 특수성인 잦은 설계 변경 등의 요인 등을 감안하면서 손실을 감내하는 사업은 쉽게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현대로템은 한국철도(코레일)이 발주한 광역전철 1, 3, 4호선 및 분당선 노후 차량 교체를 위한 448량에 대한 신조 전동차 도입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총 6368억 규모로 1량당 평균 14.5억 수준이다.

 

교통공사는 올해 처음으로 노후 전동차 교체 사업에 대해 별도의 시비를 지원받아 4호선 210량의 신차 발주를 추진하는데, 예산 규모를 볼 때 사실상 1량당 최대 12.6억 수준으로 발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철도 신조 전동차 사업과 대비할 때 1량당 1.9억 정도 낮다. 현대로템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수익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서울메트로 2호선 200량을 수주해 전동차 시장에 진출한 다원시스는 2017년 7호선 석남연장 추가 도입 차량, 2018년 대곡-소사 복전전철 40량, 서울교통공사 2, 3호선 196량, 신안산선 복선전철 100량뿐만 아니라 한국철도 간선형 전기동차(EMU-150) 358량도 수주했다.

 

▲ 2015년 서울 2호선 200량을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완성차 제작 시장에 진출한 다원시스. 올해 3월 준공을 목표로 정읍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출처:다원시스홈페이지)   © 국토매일

 

다원시스는 지금까지 전동차 시장에 처음 진입한 이후 실적쌓기에 주력해왔다. 그렇다보니 저가수주로 인해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올해 연간 매출 3000억 원을 목표로 세운 다원시스는 이미 수주받은 물량도 많은 상황에서 이제부터 실적쌓기가 아닌 수익성 높이기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다원시스가 올해 발주하는 4호선 전동차를 수주받더라도 물량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미 가동 중인 김천공장과 함께 오는 3월 준공을 목표로 신축 중인 정읍공장이 본격 가동되지만 이미 수주받은 물량을 소화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다원시스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사실상 처음 제작한 2호선 200량에 대한 결함 의혹도 문제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다원시스가 제작한 해당 차량의 차륜에서 박피 현상(차륜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해 동 시기에 만들어진 차륜 300여 개를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차륜뿐만 아니라 대차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시장 독점 구조를 깨고 저가로 수주하며 데뷔전을 치룬 결과물인 서울 2호선 200량이 부메랑으로 날아와 다원시스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우진산전이 제작한 DEMU. K-AGT(고무차륜형 경전철)을 비롯해 소형 모노레일 및 미니트램 등도 생산했다. 지난해 서울 5, 7호선 전동차 수주에도 성공하며 중전철 완성차 제작사로 발돋움했다.(=출처:우진산전홈페이지)  © 국토매일

 

차량제작 3사 중 지난해 서울 5, 7호선 336량을 수주하며 중전철 전동차 시장 진출에 성공한 우진산전도 충북 증평에 전동차 전용 제작공장을 설립하며 생산 용량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별내선 연장에 따른 추가 도입분 전동차 54량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40여 년간 전장품을 생산한 우진산전이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고, K-AGT의 제작 및 운영, DEMU 수출 경험도 가지고 있지만, 중전철 전동차 제작은 처음이기 때문에 일종의 '적응'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통공사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5년 간 서울, 부산 등 도시철도 운영기관뿐만 아니라 한국철도와 민자 광역철도 등의 차량 발주가 대거 몰린 상황에서 차량제작사 입장측에서는 이미 수주받은 물량을 기한 내 납품하면서, 향후 발생하는 발주 건은 수익성도 확보하고자 발주처와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며 "한정된 예산 내에서 우수한 품질의 전동차를 납품받아야 하는 공사 입장에서도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