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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스크 대란

정해권 기자 | 기사입력 2020/01/30 [22:06]

[데스크 칼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스크 대란

정해권 기자 | 입력 : 2020/01/30 [22:06]

▲ 편집국장 정해권  ©국토매일

 

[국토매일] 겨울 출·퇴근길 지하철 내부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무채색으로 느껴지던 출·퇴근길의 풍경에 흰색과 검은색의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이 흔들리는 전동차 한가득 타고 있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에게 익숙한 노란색 민방위 복장으로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6번째 감염자 소식과 2차 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온 국민이 두려움에 떨며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인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저마다 마스크를 구하려 약국과 편의점 등을 찾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흔하디흔한 마스크가 보이질 않는다.

 

며칠 전 집에서 아내가 몇 시간을 인터넷과 씨름하며 겨우 주문에 성공했다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저 무심하게 웃으며 넘어갔는데 도대체 그 많은 마스크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마스크를 찾아 취재가 아닌 추적을 시작했다. 마스크 생산공장, 보관 창고, 주변 지인들을 통한 탐문 등 한참을 추적한 결과 드디어 마스크를 찾을 수 있었다.

 

찾아간 마스크 도매상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도매가 200원짜리 마스크가 1600원까지 가격이 치솟는 것도 부족해 현금을 보따리로 싸 들고 와 마스크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아우성이였다. 이들은 마스크를 한두 상자를 사려는 것이 아닌 기본이 10만 개 100만 개를 주문하며, 이들의 경쟁이 심해질수록 가격은 시간 단위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 마치 말로만 듣던 소더비 경매 현장에 와있는 느낌이었다.

 

어제까지 도매가 800원이었는데 불과 하루 만에 1600원이 됐다는 상인들의 말이 실감 나지 않았지만, 저렇게 많은 마스크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중국으로 팔려가는 마스크는 한국의 마스크를 재고조차 안남기고 싹쓸이하고 있었으며 앞으로 2주간 생산 분량까지 선금을 지급했다는 말을 듣고는 그제야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전액 현금으로 이뤄지는 거래의 탈세 부분은 둘째치고 바이러스 예방의 가장 중요한 마스크가 품절이라니 이제야 상황의 심각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추적이 아닌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를 진행할수록 결과는 경악스러웠다. 국내 최대의 소셜커머스인 쿠팡의 경우 가격이 마스크 가격이 치솟는 상황과 수량 부족으로 거의 전량이 매진됐고 동네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는 낱개 판매로 개당 2000원대에 판매가 되고 있으며 유명 포탈을 통한 쇼핑은 재고를 확인하고 결재를 해도 물량이 없다는 문자를 보내며 주문이 취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쿠팡 측 관계자는 "쿠팡은 긴급하게 필요한 품목을 사재기해 가격을 올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으로 값을 올려 폭리를 취하려는 셀러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가격을 다시 평소 수준으로 낮추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경고에도 변화가 없는 셀러들의 상품은 판매가 중단됩니다. 쿠팡은 이런 셀러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고객들께서 이렇게 비정상적인 가격을 발견하신다면 저희 쪽으로 신고해 주시면 빠르게 참고해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며 쿠팡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는 답변을 해왔다.

 

이것은 단순히 마스크를 사고 못 사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확인해보니 대만의 경우에는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마스크 수출 금지'조처를 내렸다. 대만 매체 빈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2월 23일까지 한 달간 외국으로의 '대만산 마스크'는 반출이 금지돼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예상했어도 겨우 마스크쯤이야 하며 무시하고 넘어갔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지만, 그보다 급한 것은 마스크의 반출금지다.

 

협회나 통계가 따로 없어서 마스크의 국내 재고를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일주일 이내 마스크 구해 달라는 것이 진짜 '청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8일 항공기 기내 승무원을 비롯해 공항 내 항공사 직원, 검역 요원, 군인, 경찰, 청소 노동자, KTX 승무원, 버스 운전기사 등 모든 주요 교통시설 종사자에게 마스크 착용 등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기로 했다.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스크가 있어야 착용할 것 아닌가 마스크가 부족해 질병의 전파를 막지 못하는 진정한 마스크 대란의 상황을 피하려면 정부는 마스크 재고를 확인하며 필요수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사재기 및 현금거래로 탈세와 폭리를 취하는 자들에 대한 단속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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