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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북 철도연결, 핵심은 ‘물류 운송’

김한태 / 한국철도 60년 산증인

장병극 기자 | 기사입력 2020/01/07 [10:37]

[인터뷰] 남-북 철도연결, 핵심은 ‘물류 운송’

김한태 / 한국철도 60년 산증인

장병극 기자 | 입력 : 2020/01/07 [10:37]

경의·경원선은 물류운송 위한 시설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남한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의 선로용량도 세밀히 검토

 

=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추진에 있어 문제점이 있다면?


철도 연결 사업은 단순히 ‘연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남에서 북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철도와 연계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는 거대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은 하루아침에 성과를 낼 수도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문제는 주무부처에 철도 전문가들이 부족하고 장기플랜을 구상해 이를 실천해나갈 수 있는 인력도 모자라다는 것이다. 현재 국토부에 철도국이 있고, 산하기관에 철도공사와 철도공단 등이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조차도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우리나라 행정시스템의 한계이다.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꾸준하게 ‘일’을 하며, 현장의 경험도 충분히 습득하고 이를 정책과 제도에 반영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수시로 인사이동이 있다 보니 전문성을 가질 수 없다. 중·장기 철도 인프라를 구상하는 ‘국가 철도망 계획’이 있지만 이를 추진할 동력과 인재가 부족하다. 무엇보다 ‘계획’을 수립하더라도 끝가지 책임을 지려 들지도 않는다. 

 

▲ 임진각 인근 철도종단점     © 국토매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략이 필요하다면 무엇인지?


경의선-TCR 연결, 혹은 경원선·동해선-TSR 연결을 고려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측의 철도 인프라가 대륙 간 철도 연결이 이루어졌을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를 냉철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철도 연결 사업은 단지 여객운송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잠재적 경제성, 즉 물류운송을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3가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미 북한의 열악한 철도 사정은 익히 알려져 있다. 북한 철도 인프라는 ‘자본’만 투입되면 개선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해결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오히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있어 우리 내부의 철도 사정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철도 연결이 성사되더라도 지금의 남측 철도 인프라는 여객·물류 운송 모두 경제성과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1974년 당시 경인·경부·경원선에 수도권 전철을 구축하면서 여객수송비중이 매우 높아졌고, 정거장·차량기지 등의 시설도 그에 맞게 만들어졌다. 선로 용량도 포화상태이다.


특히, 남측의 철도는 수도권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데 정작 수도권 철도의 용량이 한계에 다다랐다. 금천구청-수색 간 고속선 신설 계획이 있지만 경원선 구간이나 수색 이북 구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경원선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연천까지 광역전철 운행을 위한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남-북 철도 연결까지 대비하고 있지는 않다. 경원선은 여객 중심의 운영체제와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주변에 추가로 물류시설을 구축하기 어려운 여건을 가지고 있다. 장기계획 수립 시 철도 연결 이후를 고려해 물류·여객 수송을 위한 특단의 방안이 강구되어야할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 임진각 인근에 전시된 한국전쟁 당시 운행을 멈춘 기관차     © 국토매일

 

=철도 연결 사업에 있어 기술적 난제 혹은 제언할 부분이 있다면?


철도 연결에 있어 기술적 난제는 없다고 본다. 이미 국내의 철도 기술력은 북한 철도 개량, 시베리아철도 연결, 고속화 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DC3,000V를 사용하는 북한 전철도 당장은 교직겸용 차량을 제작해 2전기 방식으로 운행할 수 있다. 물론 북한의 철도 인프라 자체가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신호·전기·통신 등을 비롯해 궤도·토목 등 개량은 필요하다.


한 가지 첨언하고 싶은 것은 대외정세에 휘둘리지 말고, 차근차근 남측의 철도 인프라도 철도 연결에 대비해 선로용량, 정거장, 화물기지, 조차시설 등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단 이전 운송 추이 등도 참조해 통일 후 운영 방안을 세밀하게 계획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하고, 실제로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선로 용량을 비롯한 제반 철도 시설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나라든 자국의 이익이 우선인데, 남에서 북으로 올라간 열차가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과할 때 우선권을 준다는 보장은 없다. 이들 국가의 선로 사용 및 운영 실태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정리=장병극 기자)

 

▲ 김한태씨     © 국토매일

 

=김한태씨는?

 

교통고등학교 운전과를 졸업하고, 철도청 탄생 전인 1959년 목포기관차사무소로 처음 발령받아 철도 현장과 인연을 맺었다. 1976년 수원기관차 분소장, 철도청 사령 등을 역임하고 1987년 서기관으로 승진해 제천 익산, 서울에서 일을 했다. 철도청 운전과장, 조사과장을 지냈다.

 

철도청 퇴임 이후 대구지하철 운영부장, 두산건설 전무이사, 네오트랜스(주) 전무, ㈜단우 고문 등을 맡았다. 현직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운전규정 기본해설』, 『남북철도 연결의 과제』, 『비운의 금강산 전기철도』 등을 집필했으며, 관련 논문도 다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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